[주간한국][인터뷰] KT새노조 임순택 위원장이 외치는 “황창규 회장 연임 반대”

 

“최순실에 휘말렸던 황창규 회장 연임, KTㆍ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어”

논란 있는 황창규 회장 연임은 KT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

KT새노조 “사외이사 제도-정치권 입김 센 회사 경영구조에 문제점 존재”

일각에서의 황창규 회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 ‘오해에서 불러일으킨 착각’ 주장

국정농단 세력에 실추된 KT 이미지… 새노조 반발은 거세질 전망

  • KT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임순택 KT새노조 위원장.
     

KT 황창규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다양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KT 새노조는 지난달 황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정치권 인사들과 함께 그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KT는 ‘비선실세’ 최순실이 설립한 미르재단 등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출연했고, 낙하산 인사 및 스키팀 창단 등으로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 아직도 KT 내외부에서는 이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 회장의 연임이 다가오면서 새노조는 더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주간한국>은 임순택 KT 새노조 위원장과 만나 KT의 속사정과 황창규 회장의 연임에 따른 입장, 그리고 향후 활동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 지난달 중순 박영수 특검에 송도균 KT 이사회 의장과 9명의 이사들을 고발했다. 고발 진행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가.

“고발장 접수 이후 더 진행된 상황은 없다. 아무래도 우선 순위에서 KT 건은 조금 뒤로 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당시 고발 내용을 살펴보면 이사진들은 타당성 고려도 없이 최순실이 설립한 미르재단에 11억원 등의 자금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KT는 미르재단 11억원, K스포츠재단에 7억원을 출연했다. KT 규정에는 10억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를 할 때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게 돼있다. 그러나 이사회 결의도 없이 출연을 약정하면서 기본적 절차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 보통 그 정도 거액의 회사 자금을 출연한다면 내부 직원들이 모를 수 없었을 텐데, 이에 대한 반발이 있었거나 이사진 외에 이를 알고도 눈감아준 것으로 의심되는 내부인이 있었는가.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KT의 민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민영화가 투명성을 높인다는 이론과는 달리 현실 속 KT는 민영화 이후 매우 소수에게 권한이 집중됐다. 애초에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기업지배구조를 통해 투명 경영을 실천한다는 게 민영화의 큰 취지였으나, 현재는 보다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적으로 미르재단 자금 출연을 결정한 2015년 12월 10일 이사회 자료에는 안건44호로 ‘후원금 출연’이라고 적혀 있을 뿐, 액수 그리고 미르재단이라는 명칭도 자료에 나오지 않았다. 당시 황창규 회장의 임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을 때였고, 회장이 연임을 의식해 정부가 원하는 단체에 후원금을 출연하는 것이라 짐작하는 직원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솔직히 KT 직원들 중에 미르재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재단인가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이 누가 있었겠는가. 이사들과 대외관계 업무를 책임지던 핵심 임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몰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 황창규 회장의 연임에 KT의 기업구조 문제나 정치권의 입김이 있다는 주장이 새노조나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왔는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가.

“KT는 민영화 이후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지배구조를 만들었고, 형식적으로는 독립적인 사외이사들로 이사회가 구성된 상태다. 또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있다. 이를 이점으로 각종 단체 및 기관이 수여하는 기업지배구조 최우수상을 휩쓸어 왔다. 그런데 통신산업은 공공성이 강한 규제산업이고, 대규모 장치산업인 관계로 장비 선정을 둘러싼 로비가 치열한 산업이다. 이에 정치권과 사정당국의 주시 대상이 되기 쉬운데, 이런 특성에 더해 오너의 리더십이 없는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로 정치권에 의해 사실상 기업경영이 크게 흔들려왔던 게 현실이었다. 단적으로 민영화 이후 연임을 시도했던 2명의 CEO는 예외 없이 검찰 수사를 통해 물러났고 유죄판결을 받았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황창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임기를 무사히 마친다면 사법처리를 면한 첫 연임 회장이 될 것이다.”

  • 지난 1월 16일, KT새노조 및 시민단체 사람들이 KT 본사 앞에서 황창규 회장의 연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한민철 기자)

– 그렇다면 현재 KT 사외이사 제도에 문제점이 있고, 회사 경영구조 전반에 정치권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인가.

“KT 사외이사들은 외형상으로는 독립적이지만 실제로 CEO를 견제하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고, 오히려 정치권 개입의 창구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종종 제기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연임시킨 회장이 사법처리를 받았음에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일이 전혀 없었다. 단지 정권이 바뀌면 사외이사들도 임기 만료와 동시에 순차적으로 새 정권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하나 둘씩 교체됐다. 공안통이 비서실장이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새롭게 임명된 사외이사들에는 검사 출신이 많이 선임됐다. 참고로 이석채 회장이 연임할 당시 이사 중에 법조인은 한 명도 없었다.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사외이사 5명 중 김종구, 정동욱 2명이 검찰 출신이다. 도대체 통신회사에 왜 검사출신, 그것도 공안통과 법무부장관을 지낸 분이 사외이사로 있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특히 이번 황 회장 연임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얘기가 들렸던 정동욱 사외이사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변호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런 사외이사들의 구성으로는 정치권의 로비창구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KT 내부의 여론이다.”

–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사업재편과 기가토피아 육성 등을 통해 경영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의 연임과 일각에서의 긍정적 평가에 대해 노조 내외부에서는 어떤 말이 오가고 있는가.

“한마디로 실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게 중론이다. 취임 당시와 비교해 주가는 조금도 오르지 않았고, 매출은 줄었다. 물론 단통법으로 회계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지만 타사의 매출 감소와 비교해도 KT의 매출 감소에 관해 황창규 회장이 실적으로 내세울 만한 점은 없다.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시켰고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하지만, 적자는 회장 교체기의 ‘빅배스(Big Bath) 효과’에 불과하며 이익반전도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감소의 결과일 뿐이다. 단통법 효과로 통신업계 전반의 이익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라고 내세우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실소가 나오기도 하지만, 최악의 비리 경영자로 비판 받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에도 이사회는 연임을 결정하며 실적이 좋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직원들이 황 회장 실적이 엄청나다는 자화자찬 평가에 냉소적일 수밖에 없다.”

– 다른 말이지만, 단통법 등 통신사에 대한 정부 정책의 수혜를 KT가 많이 입었다고 생각하는가.

“특별히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료들은 여전히 KT를 자신들의 정책의지에 협조하는 기업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KT를 나름 챙기기도 하지만, 실제로 KT는 ‘소위 돈은 안 될지라도 정부가 원하는 사업에 올인 한다’는 태도로 투자를 해왔다. 대표적으로 지금은 퇴출이 사실상 결정된 ‘와이브로’같은 것들이다. 국영기업 때부터 KT 경영진은 정부정책에 협조하는데 익숙했고, 그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약간의 정책적 혜택을 받는 게 기업에도 이익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문제될 것 없다고 본다. 그런데 미르재단 자금 출연, 스키팀 창단, 이동수 전무 특채와 최순실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 등과 같은 사안은 기업에 이익과는 무관한 일이다. 이는 황창규 회장 개인의 입지를 위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오너의 리더십이 없는 기업 지배구조의 극명한 폐해이지 않는가. 권력자에게 잘 보여 연임할 목적이 아니라면 정체불명의 재단에 거액을 투자하고 스키팀 창단을 추진하며, 아무런 검증도 안 된 사람을 기업 광고담당 전무로 특채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가.”

  • 황창규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상당하다. (사진=연합)

– 향후 KT 새노조의 활동 방향은 어떤가? 황창규 회장 퇴진을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인가.

“새노조의 연임반대운동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는 상황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다. 특검수사, 주주총회,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 출범 등 변수에 따라 우리의 연임 반대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황 회장 연임의 문제는 KT 내부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새노조는 황 회장이 KT 경영에서 보여준 실적이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그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입힌 KT의 기업 이미지 실추는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연임에 반대했지만, 이사회는 결국 연임을 결정했다. 새노조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KT 내부적으로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반대운동을 할 예정이다. 외부적으로는 정치권, 시민단체와 연대해 특검의 적극적 수사를 촉구하는 운동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한편, KT 홍보팀 및 KT 노동조합(제1노조) 측은 임순택 위원장 등 새노조 측과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KT 홍보팀에 따르면,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에 대해 이사회 규정 및 경영위원회의 의사결정을 받아 문제없이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노조 측의 황창규 회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KT 노동조합은 1만 8000여 조합원이 소속된 KT 내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전체 조합원이 의사를 대변하는 대표성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인데, KT 전체 구성원의 0.2%조차도 되지 않는 새노조가 제기한 CEO 경영평가가 다분히 악의적이고 편파적으로 이뤄져 심히 유감”이라며 “무선 점유율 변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2012년 24.7%에 불과했던 LTE 시장점유율을 2016년 9월에는 30.8% 수준까지 올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3년과 2014년 적자가 일시적으로 있었으나, 경영정상화 이후 2015년 1조 29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2011년 이후 최대 연간 영업이익인 1조 4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KT 노동조합은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노동조합은 “황 회장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회사와 조합원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며 “KT를 부활시키겠다는 황창규 회장의 강한 열정과 경영능력, 일부 성과 창출 및 향후 확대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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