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수인의 직격 야구] 야구발전에 역행하는 황창규 연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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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황창규 KT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 의사를 밝히는 것은 개인의 판단이지만 연임의 객관적 상황으로는 무리라는 게 정치권 및 재계의 반응이다.

황회장은 2014년 회장 취임후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GIGA) 인터넷’을 상용화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으면서 실적 개선과 함께 KT의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이 점을 보면 당연히 연임이 될수 있다. 하지만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연류됐다는 말들은 크나큰 감점 요인이다.

검찰 조사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KT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총 18억원을 출연했고 최순실과 차은택이 추천한 L씨를 전무로, S씨를 상무보로 채용하는 등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여과없이 수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렇게 KT에 자리잡은 L씨와 S씨는 최순실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회사 플레이 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줬다. 이 모든 의혹의 중심에 황회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황회장이 연임을 노리는 것은 어쩌면 `후안무치(厚顔無恥)‘하다.

KT 새노조가 우려하는 것처럼 앞으로 특검과 국정조사특위에서 비리가 더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안무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최순실의 인사 청탁’ 연루 소문이 나돌았던 kt스포츠 김준교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으면서 정작 비리 연류 범위가 큰 본인은 연임을 노리는 탓이다.

  • 황창규 KT회장이 2017년도 시무식에서 새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어떻게 황회장이 ‘정면돌파’를 결심했을까? KT는 민영화된 지 16년이 다 돼가는 민간기업이지만 여전히 청와대 중앙인사위원회(위원장=청와대 비서실장)가 회장 선임을 좌지우지한다(KT의 대주주는 지분 10.47%를 가진 국민연금공단).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청와대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결격 사유가 많은 황회장의 연임을 허가할 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여서 비서실장 역시 제대로 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이 틈을 타서 황회장이 교묘하게, 또 염치불구하고 만천하에 연임 도전을 표방한 것이다.

설사 황회장이 운좋게 연임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두 번째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 헌법재판소가 박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면 5~6월중에 차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KT 회장이 교체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2006년 KT의 CEO 추천위원회가 도입된 이래 남중수 전 회장과 이석채 전 회장이 각각 연임에 성공했으나 새 정부(이명박, 박근혜)가 들어서면서 모두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대통령 탄핵이 안되고 12월에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전임 두 회장의 선례에서 보듯 19대 대통령의 임기초인 2018년 3~4월경에 황회장이 중도퇴진할 수밖에 없어 정치권에서 보는 것처럼 연임도전은 굉장한 ‘무리수’로 여겨진다.

왜 이렇게 황회장의 연임 배경을 장황히 설명하는가 하면, 황회장은 kt위즈 야구단의 구단주이기 때문이다. 10구단 kt 위즈는 전임 이석채회장의 열정어린 작품이다. 하지만 황회장이 취임하면서 일으킨 ‘전임 회장 색깔 지우기’에 kt 위즈가 희생됐다.

창단후 3년간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않아 2년 연속 10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냈다. 올해도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어 하위권 탈출은 버거워 보인다(프로농구단인 부산 kt 소닉붐 역시 9일 현재 최하위인 10위에 그쳐 kt스포츠는 불명예스런 ‘10-10클럽’에 가입).

프로야구팬, 특히 수원 지역의 야구 매니어들은 황회장의 연임 도전이 결코 반갑지 않다. 그렇지만 어려움을 뚫고 연임이 된다면, 지난해와 달리 적극적인 투자로 중위권 도약에 힘써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하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래학자였던 엘빈 토플러(1928~2016)는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회장의 연임후 kt 위즈의 앞날이 너무나 뚜렷이 상상되는 탓에, 젊음을 프로야구 발전에 바쳤던 필자로서는 어느 누구보다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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