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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도는 내부 고발자를 제대로 보호하기에 너무 부족해, 정의를 지키려던 많은 사람들이 생계 문제와 우울증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안은 없을까요.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 남성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현역 중령으로, 상관의 비리를 알게 됐지만, 막상 외부에 알리려니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영수 씨도 내부 고발자였습니다.
해군 소령 시절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근무하다 군납 비리를 알게 돼 3년 동안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지난 2009년 한 방송에서 비리를 폭로한 후 김 씨는 스스로 군복을 벗어야 했습니다.
[김영수 / 2009년 군납 비리 고발 : 저는 쫓겨나기 싫었어요. 보통 내부 고발자로 하면 쫓겨나잖아요. 근데 그런 부분은 자존심의 문제잖아요. 이겨야죠.]가장 큰 문제는 인생을 걸고 비리를 폭로해도 어디에서도 제대로 조사해주지 않는 점입니다.
내부 고발 기관으로 법에 명시된 권익위원회만 해도 자체 조사권이 없으니, 신고자가 스스로 비리를 입증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김영수 / 2009년 군납 비리 고발 : 우리 사회 아주 높은 지도층 의원님들이나 청와대 계신 분들이나 아주 고위공직자들은 본인들이 불편한 거예요. 그러니까 조사권을 안 주는 거에요. 정말 말로만 의지가 있거든요.]지난 2013년 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전화국에서 일하는 어느 직원의 일상에 주목했습니다.
내부 고발자인 이해관 씨. 당시 그의 일터는 집에서 왕복 5시간이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98년 입사 이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현장 수리 업무로 발령이 난 것은, 회사의 보복 징계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통신 회사 KT는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전 국민 전화 투표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때 국내 전화 회선을 마치 국제전화인 것처럼 속여 요금을 받은 사실을 이 씨가 폭로했습니다.
그 후 정직과 감봉 등 온갖 징계를 받다가 2013년 해고됐고, 3년이 넘는 소송 끝에 해고 무효 판정을 받아 올해 초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이해관 / 2012년 KT 국제전화 사기 사건 고발 : 저는 이제 무엇보다도 내부고발하면 지금 우리 사회처럼 인생 망친다가 아니라 완전히 대박 난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포상제를 실시하고요.]내부 고발자들이 걸어온 의로운, 하지만 외로운 길.
그 상처와 대가보다 사회는 완고하고 또 바뀌지 않는 것 같지만, 그들은 다시 꿈꿉니다.
내부고발 권하는 사회를.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