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 ‘국정농단 뇌관’ 뇌물죄 빗겨간 재계…추가 수사 ‘변수’

‘국정농단 뇌관’ 뇌물죄 빗겨간 재계…추가 수사 ‘변수’

기사승인 2016.11.21  12:47:28

– 검찰, 뇌물혐의 “확실한 정황 포착 못해. 수사는 계속”…뇌물죄 적용 가능성 남아

사진=뉴시스 제공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발표 이후 뇌물죄 적용이 재계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 거취문제와 관련자들의 처벌 수위 등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핵심적인 요소인 만큼 뇌물혐의 적용이 최대 관심사다.

특히 기업입장에서는 뇌물죄 적용시 피해자 입장에서 법적처벌을 피할 수 없는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일단 이번 검찰의 수사 중간발표에서는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명시되지 않아 관련 대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검찰이 20일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53개 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하는 과정에 제3자뇌물죄 구성을 위한 요소인 ‘부정한 청탁’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일단 이날 발표에서 53개 기업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제공한 774억원에 대해 뇌물이 아닌 강압에 의한 출연금으로 판단, 공소장에 뇌물혐의가 아닌 직권남용과 기업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강요죄가 적용된 상태다.

하지만 검찰이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힌데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요구도 커 앞으로 뇌물혐의 적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업들이 강압에 의해서 돈을 출연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며 “공소장에 빠진 의혹 제기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뇌물혐의 적용을 미뤘다지만 검찰이 추가 기소 가능성을 열어논 만큼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언급된 혐의 기업들의 경우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만큼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소장 언급된 기업 ‘긴장’

일단 이번 공소장에서 가장 눈에 띈 기업은 롯데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3월 신동빈 롯데 회장과 독대하면서 70억원을 추가로 더 출연해 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는 그동안의 의혹을 조사결과 확인했다고 적시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18일 박 대통령과 독대를 했고, 이후 롯데그룹은 5월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후원했다가 롯데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날 되돌려 받았다.

롯데그룹이 돈을 건넨 시점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가 막 시작된 때다. 대가성 여부가 충분히 의심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향후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검찰은 아직까지 롯데의 ‘부정한 청탁’에 대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 직권남용으로 기소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상당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추가 수사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공소장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돼진 않았지만 검찰의 향후 수사계획에 따라 재단 출연과 관련해 기업들의 뇌물 적용 가능성은 열려있다.

CJ의 경우 재단 기금 출연 전후 1조4000억원 규모의 K컬처밸리 사업을 따낸 점이나,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된 점 등이 모종의 거래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 SK그룹의 최재원 부회장의 사면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희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SK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K스포츠재단의 80억원 추가 후원도 불발된 점은 롯데와도 유사한 형태다. 부영그룹이 재단 기금 출연을 두고 ‘세무조사 편의’ 등을 주문했다는 의혹이 남아있다.

추가 수사 방향 어디로?

재단 출연금 외에도 뇌물혐의 적용 가능성이 높은 의혹에 대한 향후 수사도 주목받고 있다.

대가성을 확정하기 어려운 형식적 요건을 갖춘 재단 출연과 달리 개별적 수수와 지원이었다는 점에서 뇌물죄 적용이 더욱 수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별도의 의혹이 제기된 기업 중 검찰이 가장 주목하는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240억원의 기업 중 가장 많은 출연금을 내기도 했던 삼성은 이와 별개로 최씨 일가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이 최씨 일가에 지원한 것은 모두 50억원으로 파악된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말 구입비 등 35억원을 지원하고,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했다는 의혹이다.

하지만 검찰의 이번 중간 수사발표에서 삼성그룹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최씨 모녀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 지원’과 관련해 “앞으로 계속 추가 수사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주인없는 회사로 불리는 KT와 포스코도 CEO 연임 댓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KT는 최씨의 최측근이었던 차은택씨와 최씨가 추천한 이들을 그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씨가 운영하는 광고 회사인 더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주도록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KT의 새 노조는 이날 오후 입장문에서 “KT는 피해자지만 황창규 회장은 피해자가 아닌 공범으로서 자신의 연임 등 이익을 도모하려 했다”고 밝히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계열사였던 광고업체 포레카의 지분 양도 강요와 펜싱팀 창단과 더블루K의 매니지먼트 약정 문제가 불거진 포스코도 권오준 회장의 2014년 선임 당시 최씨 측의 영향력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병춘 기자 obai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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