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종범 “VIP 관심사항이다”.. KT에 차은택 측근 채용 압력
이 본부장은 1993년 설립된 CF프로덕션 ‘영상인’에서 차 전 단장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본부장은 기획실장, 차 전 단장은 조감독을 맡았고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표였다. 차 전 단장과 측근이 몸담은 회사가 올해 잇달아 KT 광고를 따내면서 차 전 단장이 이 본부장을 통해 광고 일감을 챙기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본부장의 부인 이모 씨가 차 전 단장이 제작한 광고의 기획을 맡았던 기업의 모(母)회사 임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 2월 광고대행사 입찰을 진행해 ‘오래와새’와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등 두 곳을 새로운 광고대행사로 선정했다. 이 중 플레이그라운드는 차 전 단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홍탁 대표가 지난해 10월 설립한 곳이다. 신생 업체임에도 대형 경쟁사들을 제치고 현대자동차그룹, KT 등 대기업 광고를 연이어 따내 업계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오래와새는 올 상반기 KT가 내보냈던 기업용 서비스 ‘비즈메카 이지’ 광고를 대행하면서 차 전 단장이 대표인 아프리카픽쳐스에 제작을 맡겼다. 이 광고를 기획한 헤일로에이트의 지분 60%는 모회사 ‘로커스’가 갖고 있다. 이 본부장의 부인은 로커스의 상무(본부장)로 재직하고 있다.
KT의 올해 광고 24건 중 6건을 아프리카픽쳐스가 제작한 것을 두고 최근 논란이 일었을 때 이 본부장은 “차 전 단장과는 23년 전 한 해 동안 같이 작업했을 뿐 KT에는 다른 분이 추천해줘서 왔다”고 해명했다. 신은주 헤일로에이트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차 전 단장과 아는 사이고 이 본부장과도 2, 3년 전 술자리를 한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만난 적이 없다”며 “광고 입찰 경쟁에는 공정하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황 회장뿐 아니라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과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VIP 관심 사항’을 여러 차례 입에 올렸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안 전 수석이 롯데, SK 자금 조달 문제를 논의하면서 ‘VIP 관심 사항’이라고 재단 관계자에게 자주 말했다”고 폭로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박훈상·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