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사후 승인 받아” vs KT새노조 “규정 무시하면서 진행”
KT는 8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미르·K스포츠재단에 18억원을 출연했다”고 밝혔다.
KT가 이 같이 밝힌 배경엔 이사회 승인 없이 이들 재단에 자금을 출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KT 새노조는 이들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것과 관련해 황창규 KT 회장 등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사회 결의 없이 출연을 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임순택 KT 새노조 위원장은 이날 “KT는 ‘10억원 이상 출연의 경우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KT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미리 약정한 상태였고,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사후승인을 받은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차은택씨 지인인 이모 전무가 KT에 입사한 이후 광고사업을 주고 대가로 이권을 받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차씨는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문화계 인사 및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지만 중국에서 귀국을 미루고 있다.
이 전무가 본부장을 맡은 뒤 차씨가 대표로 있는 아프리카픽쳐스에서 KT 광고 47편 중 26편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KT는 광고대행업체로 줄곧 제일기획·오래와새·KT문화재단 세 곳 중 한 곳을 선정해 왔다.
KT 관계자는 “출연금을 미리 약정하고 작년 12월 회의에서 사후승인한 만큼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대해선 “아프리카픽쳐스는 2003년부터 광고대행사를 통해 KT, KTF 광고를 제작해 왔다”며 “올 2월부터 9월까지 24건의 방송광고(지상파·케이블)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아프리카픽쳐스는 6건의 제작에만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임 새노조위원장은 “이 전무는 디자인업계의 노벨상이라는 레드닷디자인어워드 2년 연속 수상을 안긴 전문가를 밀어내고 IMC본부장으로 발탁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창규 KT 회장을 포함한 대기업 총수 17명은 작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된 비공개 면담을 나눈 것에 대한 검찰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