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어서?… 미르 모금 “NO” 못한 포스코·KT – 세계일보

이사회결의 안거치고 ‘편법 승인’ 논란 / 포스코 49억?KT 18억 부적절한 지원

 
 
“기가 막힌 일이 있었습니다. 국제문화예술교류를 위한 재단을 새로 만드는 데 포스코에서 30억원을 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따져 물었더니…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서 450억∼460억을 내는 것으로 해 이미 굴러가는 것 같아요. …이사회에서 부결을 하면 안 된다고 해서 부결도 못하고 왔습니다.”(박병원 경총회장, 2015년 11월6일 문예위원회 속기록)

포스코와 KT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에 휘말렸다. 두 곳 모두 수십억원을 출연하는 과정 자체가 정당한 절차를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KT는 논란의 주인공인 전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 CF감독 ‘광고 몰아주기’ 의혹에도 휩싸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KT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금액은 총 67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가 총 49억원, KT가 총 18억원이다.

두 재단 모두 설립 목적과 배경 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그런데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포스코와 KT 두 곳 모두 출연과정에서 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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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문제가 불거진 곳은 KT다. 최근 KT 새 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이라는 시민단체가 “이사회 결의 없이 미르재단에 2015년 11억원을 출연했다”고 황창규 KT 회장 등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KT는 “출연금을 미리 약정하고 12월 회의에서 사후승인한 만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출연 또는 기부’는 반드시 이사회를 개최해 결의해야 한다”는 게 KT새 노조 주장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미르재단 출연을 결의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포스코 사외이사인 박 회장의 ‘기가 막힌 일’이라는 개탄이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포스코는 이사회가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곳 역시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실상이 드러났다.

야당은 “포스코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기부·찬조에 대해서는 사전심의를 하게 돼 있지만 이를 생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그룹·기업은 여러 곳이지만 포스코·KT의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두 곳 모두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에서다.

특히 KT엔 차 감독에게 방송광고를 몰아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차 감독은 현 정부에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문화계 핵심인물로 꼽혀 왔는데 최근 미르재단 설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정부 기관과 대기업의 광고를 대거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올 2월부터 9월까지 KT가 각종 미디어로 내보낸 영상광고 총 47편 중 26편이 차 감독이 대표인 아프리카픽쳐스나 사실상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T는 “KT는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 및 연출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프리카픽쳐스는 2010년 올레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광고를 600편 이상 진행한 곳이며 플레이그라운드가 대행한 방송광고도 5편인데, 이 역시 공정한 심사로 선정된 대행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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