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뒤늦게 황창규 회장의 하버드대 강연 외부 반응 물어보는 까닭은? – 한겨레

[한겨레] 뒤늦게 언론·정치권 등에 ‘어찌 보느냐’ 물어
“회장이 사석에서 좋지 않은 얘기 들은 것 같다”
물밑에 머물던 황 회장 연임 여부도 공론화
“연임 대신 다음 정부서 미래 먹거리 준비 희망” 분석도

케이티(KT)가 뒤늦게 황창규 회장의 하버드대 강연을 외부에선 어떻게 보는지 반응을 파악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사실상 ‘금기어’처럼 돼 있던 황 회장의 연임 문제가 공론화하는 모습이다. 황 회장의 임기는 올해까지로, 케이티 안팎에선 그의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2일 케이티 관계자들의 들어보면, 케이티는 지난주부터 언론·정부·정치권 관계자들에게 황 회장의 하버드대 강연 목적이 무엇이라고 보는지를 은밀하게 묻고 있다. 케이티 관계자는 “회장이 개인적으로 하버드대 강연과 관련해 불편한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달 20일 미국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지능형 네트워크가 열 새로운 미래’란 주제로 강연했다. 케이티는 이날 강연에 국내 언론사들의 미국 특파원들을 대거 초청했다. 황 회장은 지난 6월24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한계가 없는 세상을 열자’를 주제로 연설하며 국내 출입기자들을 대거 불렀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의 유엔 연설과 하버드대 강연 모두 국내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케이티는 “회사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티 안팎에선 황 회장의 연임 여부와 관련지어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황 회장이 연임 대신 다음 정부에서 입각할 생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자신의 상품성을 한껏 높여 ‘대선 주자’들의 주목을 받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단다. 이 분석이 맞는다면, 황 회장은 연임하기보다 고문이나 명예회장 등으로 물러나는 게 처신이 자유롭고, ‘낙하산’ 방식을 피해 후임 회장을 선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업적을 만들 수 있다. 남중수 전 사장과 이석채 전 회장이 연임했다가 정권이 바뀐 뒤 검찰 수사를 받는 고초를 받으며 물러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황 회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에서 사장까지 지내며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이란 말을 남겼다. 이명박 정부에선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을 맡아 국가 연구개발을 총괄했고, 박근혜 정부 들어 케이티 회장에 취임했다. 조선 왕릉을 돌아보고, 역사를 현대적 시각이나 관점을 달리해 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영상물 보는 것을 즐긴다. 이 취미로 ‘제왕학’을 공부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황 회장을 잘 안다는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은 민간에서는 더는 욕심낼 게 없다. 재산도 많다. 정부에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0 댓글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