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혹 사실이면 대통령 탄핵감”..국감 증인채택 문제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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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회장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20일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재단법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해 집중 공세를 벌였다. 두 재단은 설립과 기부금 모금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재단에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야권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 정부 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제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박 대통령이 착용한 브로치와 목걸이, 악세서리 등을 최순실이 청담동에서 구입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 말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 “박 대통령 착용한 브로치-목걸이 등 최순실이 청담동서 사서 전달”
조 의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발탁한 것도 최순실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냐”고 따져 물었다. 황 총리는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현 정권은) 벌거벗은 임금님 세상”이라고도 했다.
이날 한겨레신문은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자신이 단골로 드나들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혔다”고 보도했다.
더민주는 이날 아침 원내대책회의에서부터 이 문제를 거론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국민적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며 “두 개의 재단은 닮은 꼴이다.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났다. 신청 서류를 보면 장소와 날짜만 다를 뿐 모든 기록이 같다. 유령총회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혜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설립 허가와 기부금 모금 뒤에는 청와대의 모 수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전경련 앞세운 모금에 약 19개 기업이 참여,갹출”
국민의당 교문위 간사인 송기석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재단의 설립 과정이라든가 배경, 인적 구성, 운영에 이르기까지 의혹 투성이”라고 미르 의혹에 공세를 폈다.그는 특히 “전경련을 앞세운 모금과정을 보면 약 19개 기업이 참여를 했다. 그런데 출연기금 규모를 보면 기업 규모에 비례해 액수가 정해져 있다”며 “재벌들이 전경련을 통해 갹출한 걸로 돼 있지만 미르재단이 486억, K스포츠재단이 288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가 뒤에서 움직이지 않고선, 정권 차원에서 조정하지 않고선 이 정도의 돈이 어떻게 자의에 의해 모아졌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겠느냐”며 “이 정도면 과거 5공 정권의 일해재단이 떠오르지 않나”라고 따졌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모든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이 공적인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행사한 직권남용이며, 탄핵소추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의혹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두 재단의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교육문화위, 양 재단 관련 증인 채택 문제로 ‘난항’..새누리당 증인채택 ‘반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 채택 문제 때문에 난항을 겪었다. 더민주는 핵심 증인을 부르자고 했지만, 새누리당 위원들은 이를 반대했다.
야권은 두 재단에 대한 국감 증인채택을 놓고서도 공세를 이어갔다.국회 교문위 소속 더민주 의원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관련 증인 채택을 끝까지 거부해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고간다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고 관련 증인 채택을 막고있는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일개 민간재단의 설립 및 운영과 출연금 모집에 대통령의 비선실세, 청와대 수석, 문화체육관광부가 동원됐다면 이는 권력형 비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이번 사건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규정했다. 더민주 도종환 간사는 교문위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 “그런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청와대 “의혹들,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로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 밝혀
국회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의 국감 증인 채택에 대해 “일정 시점이 되면 결단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표결 강행을 경고했다.
야권은 국감에 앞서 오는 22~23일 예정된 경제분야와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총력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최순실씨 관련 의혹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로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미르재단에 가장 많은 기부금 낸 곳은 삼성..삼성전자 60억 등 총 125억
한편 월요신문에 따르면 미르재단에 기부한 대기업은 모두 16개사이다. 그룹별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곳은 삼성그룹으로 삼성전자 60억원, 삼성물산 15억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각각 25억원을 기부해 총 125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차 18억원, 현대모비스 21억원 등 총 85억원을 기부금으로 기부했다. LG그룹은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가 각각 38억원과 10억원을 기부 총 48억원을 기부했다. 전경련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은 가장 많은 계열사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GS건설 등 8개 계열사가 기부에 참여해 총26억원을 기부했다. 미르재단은 2015년 10월, K스포츠재단은 올해 1월에 설립됐다.
SK하이닉스가 단일기업으로 가장 많은 기부를 한 이유는 뭘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부 동기를 묻는 질문에 “미르재단 기부와 관련해서 알아보고 답해주겠다”고 말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한화 15억 내고..대한항공 10억, 아시아아 항공 3억 등 형편 어려운기업도 ‘쾌척’
(주)한화는 15억원을 기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4년 2월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으나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미르재단 기부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10억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3억원을 기부했으며,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핵심 계열사로 4억원을 기부했다.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공기업 성격이 큰 KT가 11억원을 기부한 점도 눈길을 끈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이런 KT가 신생 재단인 미르에 11억을 쾌척한 것을 놓고 KT직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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