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실상 내돈 내고 가는 꼴” KT 이상한 직원복지 휴가 논란 – 여성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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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피크제 직원들은 회사서 경비 받으면 ‘급여성’으로 처리돼 그만큼 정부지원금 줄어 손해

   
▲ KT가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시행한 ‘우리가족 효사랑’ 휴가 프로그램이 선발된 인원들의 지원금 차별과 시중가보다 비싼 경비 책정 등으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KT가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시행한 ‘우리가족 효(孝)사랑’ 휴가 프로그램이 선발 인원의 지원금 차별과 시중가보다 비싼 경비 책정 등으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금피크게 대상 직원들은 ‘사실상’ 개인 돈과 휴가를 써서 가는데다가 여행지나 여행 날짜도 회사에서 마음대로 결정하면서 생색은 회사가 다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KT의 ‘우리 가족 효사랑’ 휴가는 KT와 노동조합이 상생협의회 합의 결과에 따라 부모님 효도를 통한 가족사랑 실천 및 자부심 제고를 위해 시행한 프로그램이다.

♦ 일반 직원들은 세금만 부담하면 돼 결국 차별

이 프로그램 공문을 보면 신청한 직원 중 670명을 기관선정위원회에서 무작위로 추첨해 선발하며, 장기간 회사발전에 기여한 노고를 격려코자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을 확대해 선발했다. 또 직원당 본인포함 2명까지 전액지원 한다. 가족 범위는 배우자와 배우자 부모까지 포함되며, 자녀 등 다른 가족들은 본인 부담으로 동행 가능하다고 명시됐다.

베트남(2개 지역), 중국(2개 지역), 태국, 제주 등 해외 5곳과 국내 1곳이 여행지다. 여행기간은 3박 4일 또는 3박 5일로 개인휴가로 처리한다고 돼있다. 또 ‘우리가족 효사랑 휴가’에 지원되는 경비 일체는 소득세법상 급여성으로 분류해 과세처리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급여성으로 분류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과 의혹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임금피크제 정부지원금을 수령할 때 결국 지원금이 감소되는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직원에게 연말에 최대 108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효사랑 휴가에서 지원받는 여행경비가 급여성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직원 급여가 올라가게 되며, 따라서 정부지원금도 감소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KT직원 A씨가 올 연말 정부지원금 500만원을 받는데 이 효사랑 휴가에 선발돼 여행경비 300만원을 회사로부터 전액지원 받게 되면 A씨는 정부지원금 500만원에서 300만원을 뺀 200만원만 받게 된다.

결국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이 받아야 할 정부지원금으로 여행을 가는 셈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이 아닌 일반 직원들은 세금만 부담하면 갈 수 있어 차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KT본사 관계자는 “회사가 정부지원금이 감액되는 것까지 고려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효사랑 휴가는 분명 좋은 취지에서 하는 것임을 알아 달라”고 해명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 중인 한 직원은 “임금피크제는 회사에서 받는 급여에 따라 정부지원금도 달라진다”면서 “이번 효사랑 휴가에 선발돼 300만원을 지원 받는다고 치면 결국 정부지원금에서 이 금액을 감액하고 주기 때문에 내 돈 내고 여행을 가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여행지도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고, 각 여행지의 희망 순위를 받아 회사 측에서 마음대로 배정하고 있다”면서 “이래 놓고선 회사에서 생색은 다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행상품 경비도 일반 시중가격보다 비싸…’비리 의혹’도 제기

일각에선 여행 상품에 대한 금액이 동일한 지역을 기준으로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행상품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리의혹도 제기됐다.

여성경제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T의 효사랑 휴가 여행상품 가격은 하노이‧하룽베이(베트남) 137만원, 다낭(베트남) 146만원, 방콕‧파타야(태국) 149만원, 장가계(중국) 147만원, 북경(중국) 137만원, 제주도 139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여행상품 가격을 보면 장가계(중국)의 경우 30만원대 상품도 나와 있다. 여행 가격 차이가 무려 4배가 넘는 수치다.

이에 대해 KT본사 관계자는 “잘 알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행상품 중에 저렴한 상품도 많이 있다”면서 “하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기 때문에 숙박시설이나 음식 등 최고로 준비하다보니 가격이 높아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효사랑 휴가에 선발된 한 직원은 “회사에서 내려온 여행상품들과 일반 시중에서 가는 상품들을 비교해보니 숙박이나 숙식 등 대부분 비슷한데도 가격은 KT 효사랑 휴가상품이 3~4배 가량 비싸다”면서 “누가, 어떻게 이 상품을 만들고 진행하게 됐는지 금액을 어떻게 책정한 것인지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KT는 이 프로그램이 급여성인 만큼 선발된 직원들에게 상품 가격에 대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본사 관계자는 “공개할 수 있는지 사업부서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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