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클립’, 스타트업 앱 상표권 도용 의혹…대기업 갑질 논란 – 투데이신문

 

   
▲ 왼쪽부터 이앤비소프트의 ‘클립클립’ 상표, KT의 ‘클립’ 상표(변경 전), KT의 ‘클립’ 상표(변경 후).

클립 문양 이용한 X자 모형, 디자인 표절 의혹 일어
이앤비소프트“소송 직전 로고 변경… 도용 인정한 셈”
KT“상생 위해 로고 수정…외관에 현저한 차이 있어”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KT가 계약 관계였던 벤처기업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KT가 지난해 8월 출시한 모바일 앱 ‘클립(CLIP)’이 벤처기업의 상표권을 도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KT의 클립은 신용카드 및 포인트 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는 모바일 월렛 앱으로 여러 할인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 및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즉 클립은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할인 혜택이 제공돼 많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무료 전자지갑 앱이다.

그런데 중소기업 이앤비소프트는 클립과 자사가 2013년 8월 출시된 모바일 클리핑 솔루션 앱 ‘클립클립’과 로고 및 상표가 유사하다며 KT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KT측은 상표권 표절 여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진실공방은 재판을 통해 법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KT, 계약해지 후 10여일 만에 상표 도용해 출원”

2009년 광주과학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문 10명이 설립한 모바일 앱 개발업체 이앤비소프트는 2013년 12월 클립클립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클립클립은 개인 PC에서 찾는 정보나 자료를 단축키 한번으로 모바일에 스크랩하는 앱으로 개인 이용자들의 경우 무료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또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체 및 단체가 공지 및 자료, 가정통신문 등을 손쉽게 일괄적으로 발송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앤비소프트는 이처럼 원하는 정보를 모바일로 손쉽게 스크랩 및 전달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클립클립의 상표권을 KT가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앤비소프트 관계자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매출이 매년 100% 이상 성장해서 2014년 기준 8억5000만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클립클립’은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며 “하지만 KT의 ‘클립’이 출시된 지난해, 관련 매출은 1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클립’이라는 이름과 클립이 그려진 ‘X’자 모양의 로고가 똑같다”며 “‘클립’ 광고를 본 주변사람들로부터 두 앱이 동일한 것 아니냐는 연락이 와 ‘클립클립’과 흡사한 상표의 앱이 출시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앤비소프트 관계자에 따르면 ‘클립클립’을 ‘클립’으로 혼동한 개인 이용자 및 기업체 등은 이앤비소프트의 앱을 다운로드 후 이용했음에도 클립클립의 전송오류로 인해 전송하고자 하는 문서를 발송하지 못한 것으로 착각해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고 결국 서비스 이용 시점부터 연말까지 사용 시 문제가 없을 경우, 회사 등으로부터 수령할 수 있는 ‘클립클립’ 라이선스료를 일절 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앤비소프트 관계자는 “KT플라자(KT 지역지사) 직원이 ‘클립’에 대한 문의사항을 이앤비소프트에 할 정도로 오인, 혼동 사례가 늘어났다”며 “현재 기업 고객뿐만아니라, 개인 고객들까지 대거 이탈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기술탈취’로 스타트업 꿈 앗아간 KT”

그런데 사실 클립이 출시되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KT와 이앤비소프트는 계약을 맺은 관계였다.

이앤비소프트의 클립클립이 출시되기 전이자 클립클립의 전 버전인 ‘맘프린터’가 출시된 후 이앤비소프트는 자사의 기술을 KT Ucloud에 연동하는 내용의 비밀유지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2012년 4월 18일부터 2015년 4월 18일까지였다.

이앤비소프트 관계자는 “KT에서 먼저 연락이 와 계약을 맺게 됐다”며 “비밀유지 계약은 자사와 KT 간 마케팅 지원 등 전략적 연계를 위한 협력 관련 정보나 자료를 제공 및 활용, 상호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데 있어서 준수해야 할 비밀유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KT와의 계약이 끝나고 며칠 뒤인 2015년 4월 30일 ‘클립’이라는 유사 상표를 출원한 것”이라며 “계약관계였던 KT로부터 계약 해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클립클립과 너무나도 유사한 상표의 앱이 출시됐다는 사실에 상표권을 침해받았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처럼 KT는 상생을 외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스타트업의 기술을 빼앗는 갑질 행위를 저질렀다”라며 “이는 곧 스타트업의 꿈을 앗아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송 제기하자 로고 슬며시 변경”

이후 이앤비소프트는 2015년 10월 이앤비소프트는 내용증명을 통해 KT에 상표침해 중지요구서를 송부했다.

그러나 이앤비소프트에 따르면 돌아온 답변은 ‘클립’은 KT가 직접 상표 및 로고를 생각해냈으며 이앤비소프트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앤비소프트는 올해 1월 6일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상표침해 가처분 신청, 상표권 침해금지 및 부정경쟁방지 청구, 상표무효심판 청구 등 3건의 소송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날 새벽 3시 KT는 불현듯 두 개의 클립을 엇갈려 붙여 놓은 듯한 ‘X’로고를 ‘하트’ 모양으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 이앤비소프트 관계자는 “상표침해 가처분 신청을 무효시키기 위해 로고를 변경했다”며 “이는 곧 표절을 인정하고 바꾼 것이 아니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KT측은 금전적인 배상은 불가하고 비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제안은 들어줄 수 있으니 구체적으로 제안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KT 스스로가 우리에게 뭘 해줄지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오히려 우리보고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해보라고 하는 것은 끝까지 우리를 기만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KT “2014년부터 ‘클립’ 브랜드 개발 착수”

그러나 KT측은 이번 표절 논란에 대해 양사 앱의 로고는 차이점이 있다며 이앤비소프트의 상표권을 침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사의 클립과 이앤비소프트의 클립클립의 로고는 외관상 현저한 차이점이 있다”며 “클립클립의 로고를 보면 오렌지 색으로 엑스 모양이 있고 한 쪽에 클립이 그려져 있으나 클립의 경우 빨간색 원형 안에 영어로 클립이라고 기재돼있으며 그 위로 클립 형태의 로고가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송 직전 KT가 로고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이앤비소프트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니 상생을 위해 호의를 베푼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제안한 것 역시 표절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상생을 목적으로 호의를 베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 앱 등 로고가 클립 모양인데다 ‘클립’이라는 이름이 사용되는 앱은 많다”며 “이앤비소프트가 KT에만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앤비소프트는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며 투자자를 데리고 와 이앤비소프트를 인수하라고 주장했다”며 “이는 이앤비소프트가 KT에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에는 분명히 별도의 이유가 있다는 점이 다분히 보이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의 클립은 2014년부터 자사가 브랜드 개발을 착수해왔던 앱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상표침해금지 등의 청구소송 4차 공판을 마쳤으며 오는 22일 5차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지수 기자 js@ntoday.co.kr

0 댓글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