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준비생 박태준씨(27)는 최근 KT의 ‘기가인터넷’이 끊기면서 입사지원서를 재작성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30여분. 박씨는 열심히 작성한 인적사항과 자기소개 항목을 채워넣느라 진땀을 뺐다. 그는 “평소엔 인터넷이 끊어져도 로그아웃된 메신저나 게임에 재접속하면 되는 일이라고 여겼는데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다가 난감했다”고 말했다.
KT 기가인터넷이 끊김현상으로 이용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KT에서 기본으로 제공한 일부 공유기가 인터넷프로토콜(IP)의 임대 기간을 갱신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IP 주소를 일정 시간마다 갱신하기 위해 3~10초간 서버와 연결이 끊어지는데, 이 순간 게임·메신저·동영상 다운로드가 멈추게 된다.
13일 네이버 블로그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KT가 기가인터넷을 출시한 2014년 10월부터 게재된 ‘기가인터넷 끊김 현상 해결법’에 대한 게시물만 200여 건에 달한다.
이용자들은 네트워크 접속시 1시간마다 자동으로 임대 IP가 변경되는 공유기의 설정을 임의로 바꿔서 해결하고 있다. 공유기의 ‘네트워크 연결 세부정보’에 접속해 임대 시작날짜와 임대 만료날짜를 확인한 후 사용환경을 변경해야 한다. 이때 확인한 만료날짜를 2039년 혹은 2055년 등 먼 시일로 변경하고 컴퓨터를 다시 켜면 된다.
기가인터넷은 2014년 출시 후 누적가입자 수만 150만 명에 달하는 KT의 대표 서비스다. 특히 기가 와이파이 홈은 일반 와이파이보다 3배 빠른 최대 867Mbps의 속도를 자랑한다. 이씨는 “인터넷 속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유기가 아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KT 역시 이용자들이 겪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해당 문제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IP의 양이 한정돼있어서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 것은 맞지만 한시간마다 IP를 재접속하지 않으면 트래픽 과열이 발생해 그 지역 전체가 다운될 수 있다”고 기술적 한계에 따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
기사승인 [2016-06-14 03:00]
박지은 기자 Ji00516@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