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KT, 상품가입 신청서 대필 논란…고객정보 무단 사용 의혹

가입지점 대필 인정…본사 “사실 아냐” 반박
박지수 기자 | js@ntoday.co.kr 승인 2016.05.30 18: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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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8월 A씨가 상품 가입 시, KT가 작성한 상품 가입 신청서.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KT가 상품 가입 신청서를 대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KT 측에 이용중인 상품 관련 문의를 하던 중 고객이 상품 가입 시 작성해야 하는 신청서를 KT가 대필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고객의 주장이 제기된 것.

“KT, 고객 동의 없이 신청서에 개인정보·서명 모두 기재”

지난 2014년 8월 KT 부천지사를 통해 남편 명의로 3년 약정의 인터넷, TV 등 홈서비스를 신청한 A씨는 최근 KT 이용내역 청구서를 통해 이용한 적 없는 집전화에 대해 금액이 청구된 사실을 확인 후 그의 남편이 신청한 서비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KT 부천지사에 문의했다.

그런데 KT 부천지사 측은 A씨의 남편이 작성했다는 상품 이용 신청서를 전달하며 집전화 서비스를 신청한 내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KT가 보내온 상품 가입 신청서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남편 뿐 아니라 자신도 작성한 적이 없는 신청서였기 때문. A씨는 상품 가입 시 신청서 대필에 대한 동의조차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 신청서에는 고객으로 등록돼 있는 남편의 필체도 아니고 나의 필체도 아닌, 누가 썼는지 알 수 없는 필체로 남편의 서명을 비롯한 자택 주소 등이 쓰여 있다”며 “필수동의란은 물론, 선택동의란까지 우리 부부의 필체가 아닌 처음 본 필체로 서명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서를 대필했다는 사실을 안 이상 처음 KT 부천지사에 문의했던 집전화 서비스 가입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규모가 작은 회사도 아닌 대기업에서 신청서를 대필했다는 것에 정말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실제 A씨가 KT 부천지사로부터 전달받은 상품 가입 신청서를 본지가 확인한 결과 A씨의 자택주소를 비롯한 개인정보와 고객의 서명이 신청서 내 기재돼 있었다.

A씨는 전화통화를 통해 KT 상품 가입을 했고 남편의 신분증만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상품 가입 시 신청서 작성에 대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서비스 신청 당시 저장해둔 녹취록조차 없으니 정확히 언제 어떤 상품을 내가 신청했는지 알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대필로 작성된 계약서로만 계약 관계를 따져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A씨에 따르면 KT 부천지사 관계자는 대필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당시 A씨와 상담했던 직원이 퇴사해 정확한 정황 등을 확인할 수 없으니 A씨가 KT에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재차 물었다.

A씨는 “KT 부천지사는 합의를 보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건 합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KT 측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허술한 상품 가입 절차는 또 다른 대필 사례를 발생시킬 것이다”라며 “그런데 KT 본사는 대필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 및 대안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KT 부천지사 담당 팀장도 신청서를 대필한 사실에 대해 인정했으며 상품 가입 시, 직접 KT 전화국에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가입 시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저장돼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객의 동의 없이 작성한 신청서는 무효사유가 된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유선이든 서면이든 고객이 사업자 측에 계약서 작성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작성된 계약서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계약이 무효인 것으로 사료된다”며 “계약이 무효될 경우 고객은 지금까지 KT에 청구한 결제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T 지사 대필 인정했지만…본사는 불인정?

그러나 KT 본사 측은 신청서를 대필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KT 본사 관계자는 “대필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는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당시 직원은 중요한 사항을 메모해두는 차원에서 편의상 서식지 양식에 A 씨의 가입 정보를 적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품 가입 시 A 씨가 KT 부천지사에 신분증을 전달했다는 자체가 본인인증을 한 것”이라며 “자사는 명의를 도용해 신청서를 대필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A 씨의 경우 재계약이기 때문에 별도의 상품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그런데 신청서를 작성한 것은 퇴사한 직원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필 사례가 발생할 경우 명의 도용 전담반이 있어 고객 동의 없이 추진한 사항이 있을 경우 피해를 구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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