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가 계열사 파워텔을 매각한다고 발표하고 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주요 쟁점은, KT 민영화 이후 첫 통신 계열사 매각, 노동자들의 반발, 헐값 매각 논란, KT의 사업 재편 등이다.
KT새노조는 KT경영진의 B2B, 컨텐츠 등 사업영역 확대 전략에 대해서는 긍정하지만 이번 파워텔 매각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킨 경영진의 처리 방식과 매각의 실효성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 언론 내용을 보면, KT파워텔 노동자들은 매각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심지어 노조도 매각 사실을 통보를 받았을 뿐이다.
구현모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KT가 국민기업임을 강조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업 구성원인 노동자와 중대한 경영결정에 대한 협의조차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반 주식회사와 다를 바 없다면, 무엇으로 KT를 국민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파워텔은 140명 이상의 정규직을 고용하여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데, 매각으로 이들의 고용이 불안해진다면 KT가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동안 KT는 싱글KT를 표방하면서 그룹사 노동자들에게 KT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심는 노력을 해왔다. 구현모 사장도 취임 이후 그룹사에 주인정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파워텔 사례처럼 구성원과 전혀 대화 없이 일방적인 매각을 통보하는 전례가 생긴다면, 다른 KT 그룹사 노동자들이 불안해할 것이 당연하며 어떻게 주인 정신을 가지겠는가.
파워텔 매각이 이슈화 되면서 텔레캅, 서브마린 등 매각설이 도는 그룹사 노동자들이 KT를 과연 국민기업으로 생각할지 의문이다. - 무엇이 KT를 국민기업으로 만들었는지 본질을 보면, KT는 무엇보다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KT파워텔 역시 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이다. 더욱이, 작년에는 국가재난망구축 사업도 수행했던 중요한 기업이다. 수익성도 중요하고, 사업영역 재편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인프라를 서비스하는 기업으로서 중요 계열사 매각은 더욱 사회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 헐값매각 논란을 떠나서, 무엇보다 파워텔 매각의 실효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이다. 파워텔은 4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국가재난망사업 수주 사례와 같이 KT와 시너지를 낼 영역이 있는 회사이다.
연간 영업이익을 1조원 가량 내고 있는 KT그룹이 파워텔 매각대금 406억원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KT의 설명 또한 납득이 어렵다. 주가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매각을 발표한 당일 오히려 KT 주가는 내렸다.
KT가 파워텔 매각 발표 이후 AI 전문가 영업 등 보도자료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구현모 사장의 혁신과 탈통신 경영이라는 프레임을 보면, 구 사장의 치적 홍보를 위해 멀쩡한 파워텔을 희생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한편, 파워텔은 거의 100% 정규직 고용에 평균임금 6400만원으로 사회적으로 보면 ‘좋은 일자리’이다. 이를 보면, 구 사장이 AI 등 기업영역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표방하며 새로운 KT의 이미지를 홍보하지만, 실상은 좋은 일자리를 줄이는 계열사 매각과 분사, 구조조정을 통해 KT그룹 영업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집중하려는 전략이 아닌지 우려된다.
KT새노조는 KT경영진이 말 뿐이 아닌 진정한 국민기업의 책임감 있는 자세로 파워텔 노동자와 대화를 통한 합의를 도출하길 바라며, 수 만 명의 KT그룹 구성원이 동요하지 않도록 일방적인 계열사 매각 통보에 대한 공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파워텔 매각을 사회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기간통신사업자 KT의 계열사에서 영상보안 솔루션 기업 아이디스로 바뀌는 데 따른 기간통신망 운영에 대한 영향과, 노동자의 고용도 함께 검토 되어야 한다.
아울러, 구현모 사장은 손쉬운 구조조정 전략이 아닌 내실 있는 사업 재편을 통해 KT그룹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