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KT넷코어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5년 전과 똑같은 죽음 앞에 박윤영 사장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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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5일 부산 크레인 사고로 사망 1명 등 사상자 5명, 보름 넘게 알려지지 않아

– 2021년 포항 하청노동자 사망 이후 원청 KT의 책임 이행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

– 사고 닷새 뒤 발간된 ESG보고서에선 ‘2년 연속 중대재해 Triple Zero’ 자화자찬

먼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사망하신 하청업체 노동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부상당한 노동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지난 6월 25일 오전 11시 20분경, 통신전주를 실은 KT넷코어 부산협력사의 2.5톤 크레인 차량이 브레이크 미작동으로 통신 작업 공사 현장을 덮쳐 사망자 1명, 중상자 2명 등 총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가기간통신망을 유지하는 작업 현장에서 노동자 5명이 죽거나 다친 중대산업재해가 보름이 지나도록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부터가 참담하다.

이전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박윤영 대표 취임 후에도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는 데 대해 KT새노조는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

이번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불과 5년 전인 2021년 7월, 포항에서 KT 외선설비 운반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가 417킬로그램 광섬유케이블에 깔려 숨졌고, 당시 상용직 노조는 5밀리미터 와이어로프로 중량물을 매단 부실한 안전조치를 지적하며 원청 KT가 책임지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당시 KT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말할 것이 없다는 입장만 내놓았고, 그 후 원청으로서 어떤 책임을 졌는지는 지금껏 불분명하다.

그렇게 5년이 흘러 더 많은 사상자를 낸 중대산업재해가 반복된 것인데, 그동안 제대로 된 재발방지 노력 없이 원청이 책임을 회피해 왔기 때문에 예고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 심각한 것은 그 5년 사이 KT가 구조조정을 통해 선로 업무를 자회사로 떼어내면서 하청구조를 한 층 더 늘렸다는 점이다. KT넷코어는 지난해 1월 KT가 100% 출자해 본사 인력 1,483명을 전출시키는 형태로 출범한 통신 인프라 자회사이며, KT는 협력업체 선정과 인사발령, 예산 편성·집행 등 상당 부분 넷코어의 경영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된다. KT에서 KT넷코어로, 다시 협력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분사 이후 이 구조가 어떻게 굴러갔는지는 이미 언론 보도로 드러나 있다. 분사 직후 현장 인력이 부족해지자 KT는 단기 계약직을 급히 채용하고 정년 퇴직자들에게까지 계약직 복귀 의사를 물어야 했고, 현장 업무는 큰 혼란을 겪었다. 올해 들어서는 공사대금 미지급과 유지보수 업무 떠넘기기 등 하청업체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고발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고, 그 속에서 하청업체 인력의 피로 누적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는데 정작 사고가 나면 책임은 하청업체가 떠안는 구조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인력도, 대금도, 안전도 아래로만 떠넘기는 구조에서 이번 사고가 과연 우연이었겠는가.

더욱 기가 막힌 것은 KT가 이 사고 발생 불과 닷새 뒤인 6월 30일 ‘2026년 KT ESG보고서’를 발간하면서, AI 활용 안전관리 시스템 고도화로 2년 연속 KT·그룹사·협력사 중대재해 ‘Triple Zero’를 달성했다고 성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자회사 협력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숨지는 등 5명의 사상자가 난 직후에,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무재해를 자랑하는 보고서가 국제 표준을 갖춰 발간했다고 홍보한 것이다.

보고서 내용을 뜯어보면 더 문제다. 2025년 산업재해 5건의 주요 원인을 ’단순 사고 80%, 작업자 부주의 20%’로 기재해 재해를 노동자 개인의 탓으로 돌렸고, 협력사 안전강화 지원이라며 내세운 것은 안전모 1,444개와 발열조끼 916벌 보급, 컨설팅 몇 건이 사실상 전부다. 협력사 재해 통계조차 산재승인건 기준으로만 집계되어, 자회사의 협력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현장의 재해가 이 ‘깨끗한’ 통계에 온전히 잡히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하청 노동자의 죽음이 보고서의 ‘Zero’ 뒤에 가려진다면, 그것은 안전경영이 아니라 안전 분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보고서 속 안전과 현장의 안전이 왜 이토록 다른지, 박윤영 사장은 철저히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박윤영 사장은 얼마 전 네트워크 인프라에 8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투자의 최우선 순위는 장비도 실적도 아닌 노동자의 안전이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지기 바란다.

이에 KT새노조는 원청인 KT가 이번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다단계 하청구조 전반의 안전관리 실태와 협력사 처우 실태를 함께 점검하여 구조적이고 즉각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다시 한번 사망하신 노동자의 유족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이 사고의 조사와 책임 규명 과정을 KT새노조는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2026년 7월 15일

KT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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