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2019년 1월 1일 손말이음센터 중계사가 대량 해고되었다. 손말이음센터는 전화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수어나 문자로 중계통역해주는 곳이다. 손말이음센터를 이용하는 많은 청각언어장애인은 중계사 해고사태로 매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위급한 상황이 닥쳐도 해결할 수 없었다. 청각·언어장애인의 귀와 입이 돼주었던 손말이음센터의 중계사가 해고되어 18명만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이가 아파 급히 병원에 전화를 해야 할 때, 급히 은행 업무를 보아야 할 때, 회사에서 의뢰인과 통화를 해야 할 때 등, 전화를 이용해야 할 일이 많지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손말이음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운영한다. 국가운영기관은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곳이다. 손말이음센터 역시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진흥원은 중계사를 해고하기 전에 서비스 받는 이용자의 입장을 생각했어야 했다. 간접노동자인 중계사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서 34명의 중계사에서 18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
34명의 중계사가 30만 명의 청각언어장애인의 이들의 귀와 입을 대신해 일하느라 노동강도가 셌다. 힘든 노동환경을 견디며 이용자들에게 더 질 좋은 서비스를 해주려고 중계사 충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청인이 살기도 힘든 세상이다. 청각언어장애인은 더욱 살기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를 돕는 사람들이 있기에 버텼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청각·언어장애인과 사회를 이어준 손말이음센터의 중계 서비스에 의지하며 살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중계사의 해고로 침해 받는 당사자의 정보접근권을 책임져야 한다. 에이유디(AUD)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 및 임직원은 당사자가 겪는 불편이 장기화 되지 않기를 바라며 부족한 인력을 조속히 충원하기 바란다. 당사자가 겪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2019년 1월 15일
비영리법인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대의원 및 임직원 일동
이용자 A: 저는 의료기기 엔지니어입니다. 업체에 기기 관련 부품을 구매하거나 문의를 할 때 항상 손말이음센터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연결이 잘 되지 않아 매우 불편합니다.
이용자 B: 음식을 시킬 때와 은행에 공과금 내역 문의 할 때, 여행사에 전화 할 때, 병원 예약할 때에 지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용자 C: 손말이음센터는 농인들의 귀와 입이 되어줍니다. 같이 근무하는 비장애인에게 눈치 보면서 전화요청 하는 것 보다 농인이 당당하게 손말이음센터를 통해 업무를 해결하는 게 훨씬 좋았어요. 중계가 안 되면 일할 때 지장이 많습니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없고, 농인이라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가 아닌 업무에 방해되는 동료로 낙인찍혀요. 비장애인들은 전화대신 문자로 소통할 수 있지 않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말하는 속도와 타자치는 속도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분과 연락을 하려면 문자로 소통하기 힘들어요. 손말이음센터를 이용해 전화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일인데 말예요.
이용자 D: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에 가야 하는데 전화연결이 안 되서 애를 먹었어요. 결국 같이 살지 않는 친정 부모님 댁에 가서 전화를 부탁했어요.
이용자 E: 명절이 다가옵니다. 부모님과 친지 등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해 콜을 넣어야 하는데 받지 않아요. 어르신들은 문자나 카톡을 쓰지 않거든요.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빨리 정상화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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