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EBS 이사장 구설수, KT로 불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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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요구의 발단은 이 이사장의 개인비리 의혹이다. 노조는 성명에서 “지난 연말 감사원 감사에서 이 이사장의 개인비리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BS 노조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회사차량은 업무용으로만 사용해야하는데 80%가량은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거의 개인 자가용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이사장의 ‘문어발 직책’이다. 노조 관계자는 “핵심은 무려 17개의 직책을 가지고 있는 이 이사장이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EBS에 취임한 이 이사장은 DMZ미래연합 대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사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이 이사장은 KT 사외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최민의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EBS와 KT에서 받는 돈만 최소 1억4,500만원으로 미래부 장관 급여보다 많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비리의혹과 문제제기에 이 이사장은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BS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감사 결과를 아직 통보받지 못해 확인할 수 없는 단계다. 5월 이후에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노조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이 이사장 개인이 판단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노조가 제기한 비리의혹의 사실 여부와 이 이사장의 행보는 감사원 결과가 나오는 5월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5년여를 버텨온 이 이사장이 쉽게 자리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 이석채가 날린 ‘이춘호 부메랑’, 황창규에 흠집 남기나 정작 이 이사장을 둘러싼 구설수로 불똥을 맞고 있는 것은 KT다. 지난달 새로 취임한 황창규 KT회장은 오는 3월 대대적인 사외이사 물갈이를 예고했다. 회장 후보로 경쟁했던 임주환 교려대학교 교수 등 5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기존의 사외이사 중 이현락, 박병원 이사는 임기만료로, 송종환 이사는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날 예정이다.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 중 두 명은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 의사를 밝힌 사외이사 두 명 중 한 명은 이 이사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MB낙하산 논란’의 대표 인물이자 이석채 전 KT 회장의 유산으로 지목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이 이사장이 직접 KT 사외이사 사임을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황 회장의 전격적인 사외이사 교체에 흠집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EBS에서 불거진 구설수로 인해 이 이사장의 사임이 불명예퇴진으로 비춰지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취임 때부터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이 이사장은 마지막까지 찜찜한 여운을 남긴 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 초기 여성부장관에 내정됐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했다. 2008년 8월에는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에 동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KT가 이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을 때도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MB낙하산’이란 지적과 장관 낙마 과정에서 불거진 도덕성 문제는 물론 위법성 논란까지 제기됐다. KT가 IPTV를 운영하는 방송사업자이기 때문에 경쟁업체인 KBS의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KT는 사외이사 선임을 밀어붙였고, 2012년 3월엔 연임까지 시켰다. 그리고 이 결정은 이제 부메랑으로 돌아와 예상치 못한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로써 황 회장의 한숨은 조금 더 깊어질 전망이다. 황 회장은 취임 한 달 사이 KT ENS 대출사기 사건, 연간 적자 등에 잇따라 발목을 잡혔다. 그리고 또 다시 이 전 회장이 남긴 유산 때문에 자신의 첫 사외이사 선임에 아쉬움을 남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외이사와 관련된 것은 공시된 것이 전부이고, 어느 이사가 사임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EBS쪽에서 불거진 내용은 아직 확인이 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