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호` 혁신카드에 주목
27일 주총 통해 CEO 취임…경영비전 발표 예정
최악 위기속 임원 인사ㆍ통신사업 전략 `관심집중`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가 다음주초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취임한다. 황 내정자가 역대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KT를 살리기 위한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KT는 물론 통신업계 전체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황창규 신임회장 내정자를 승인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27일 10시 서울시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KT의 이날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제1호 의안:회장 선임의 건’과 `제2호 의안:경영계약서 승인의 건’ 단 2건으로, 황창규 내정자의 CEO(최고경영자) 승인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황 내정자는 현재 주주총회가 열리는 우면동 연구센터에 집무실을 차리고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인사청탁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 것 외에는 핵심 최측근들도 황 내정자의 경영 비전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27일 회장 승인 당일에는 황 내정자가 경영비젼을 발표하고, 이후부터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어 28일에는 실적발표가 예고되고 있고, 28일 또는 29일에는 황 내정자 명의로 대대적인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월초부는 그동안 CEO리스크로 움크리고 있던 KT가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창사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낙하산 인사로 인해 임직원들의 사기가 극도로 떨어졌고, 대규모 가입자 이탈로 인해 통신부문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지난해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54개에 달하는 방대한 자회사, 경쟁사 대비 5∼6배에 달하는 인력구조는 황창규 호의 경영혁신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부도 KT의 현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료는 “운전자가 기술이 좋아도 차가 좋아야 운전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만큼 현재 KT 상태가 좋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황 내정자 취임 직후 발표할 인사가 KT의 경영혁신을 가늠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들과 이석채 전 회장의 비리에 동조한 일부 임원들을 정리하고 투명한 인사 원칙을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또한 부실해진 통신분야를 살리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특단의 경영혁신 전략과 문어발식으로 확장된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일도 큰 과제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