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장에서 보는 황창규회장의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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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장에서 보는 황창규회장의 KT

등록일:2014-01-17 13:56:13

KT 황창규 회장 내정자의 취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KT 직원들의 걱정은 이석채 전 회장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KT의 지난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에 따른 내부 위기론이 커지고 있고, 혁신과 개혁을 이유로 신임 회장 취임 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일지 않을까라는 불안감도 팽배해 있다.

 

 

KT 직원 한 사람으로 인해 주위 20여 가구가 KT 상품 사용

 

기자가 만난 한 나이 많은 AS 기사는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이 있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구조조정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 세기 이상 생존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며 “꾸준히 회사가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데 (AS를 담당하는) 우리 같은 경우에는 장비나 시설이 좋아지는 쪽으로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점차 AS 기사는 줄어들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예를 들어 생산설비 업체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인건비를 줄여나가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자동화라는 게 없습니다. 개개인이 방문을 해서 AS를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은 2가지가 있어요. 저처럼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을 확 잘라서 임금 싼 사람으로 대체하는 방법과 아니면 기기나 장비를 잘 고장 안 나게 만들고 선로 시설 등을 바꿔서 한 명의 직원이 더 많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그러나 그는 KT 인원 축소가 곧바로 KT의 매출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섣부른 구조조정이 KT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게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자신이 매달 KT에 납부하는 가계 통신비가 30만 원 가량 된다고 한다. 1년이면 360만 원, 10년이면 3600만 원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KT에 근무하고 있기에 친가, 처가 쪽 가족친척들과 친한 친구들이 전부 KT를 사용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구조조정으로 실직하게 되면 그 많은 이들이 KT를 반드시 사용할 이유가 없어지는데 그 금액이 결코 적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황창규 내정자는 직원과 수평적 관계 만들어야

 

회장이 바뀌니 조금 희망적인 부분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차피 예스맨이 돼서 이석채 회장의 잘못을 방관한 사람들이 신임회장에게 직언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신임회장이 전임회장과는 다르게 잘못된 결정에 대해 임직원들이 직언하고 이를 수용하는 그런 수평적 관계, 끊임없이 직원들과 대화하는 회장이 되었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석채 전임 회장의 문제에 대해서는 ” 경영에 대한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비리만큼은 이 전 회장에게 단독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의 배임이나 횡령이 비단 이석채 전 회장 혼자 저지른 게 아니라는 이유다.

 

신임회장이 내정돼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KT 지만 아직도 안에서 곪아터진 생채기는 아물지 않은 느낌이다. 과연 신임 회장이 일선 현장의 고민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화합형 CEO가 될 것인지 황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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