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만 구속되면 끝? KT그룹 정상화, 낙하산 정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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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만 구속되면 끝? KT그룹 정상화, 낙하산 정리부터”
‘MB낙하산’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연임?… 언론노조 “KT 정상화, 낙하산 인사 척결부터”
[0호] 2014년 01월 15일 (수)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별다른 일이 없다면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황창규씨가 ‘무노조 경영’ 삼성전자 CEO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우려하고 있으나 KT노동조합이나 업계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관전포인트는 새 회장이 이석채 전 회장의 유산을 처리할지 여부다.

이 전 회장은 친인척 회사 특혜 인수, 비자금 의혹 등으로 15일 현재 영장실질심사 중이다. 밤 늦게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와 관련된 낙하산 인사만 30명이 훌쩍 넘고 이들이 KT 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사표를 내는 인사들이 늘고 있으나 자리를 지키는 인사들도 꽤 있다. KT 관계자는 “황창규 내정자는 김응한 이사회 의장, 이춘호 사외이사 등 대표적 MB·이석채 인사를 걷어내고 싶은데 아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이석채 유산’에 대해 묻자 “취임 전이라 따로 말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그 동안 누차 나왔던 내용이고 노동조합과 새노조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가 나온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T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석채 전 회장의 각종 배임‧횡령이 낙하산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황창규 내정자가 이들을 정리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이석채씨가 온 뒤 ‘원래’(이 회장 이전), ‘올레’로 나뉘지만 ‘원래’에도 여당과 야당이 있었다”며 “이석채씨의 가장 큰 잘못은 탕평책을 쓰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창규씨도 이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인수위(경영전략TF)를 실무진 중심 6명으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창규씨는 전무급 이상은 만나지 않고 ‘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전략TF에는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추진한 서정식 클라우드컨버전스TFT장(상무), 김형욱 프로덕트1본부장(상무), 신광석 가치경영실 가치경영담당(상무), 김윤수 충남고객본부장(상무)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안팎에서는 ‘MB‧이석채 낙하산’을 정리하는 게 KT 정상화의 첫 단계라고 보고 있다. KT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이 속해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이석채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 영업이익 적자 등의 배경으로 ‘이석채를 축으로 한 인적 커넥션’을 지목하며 “MB정권의 모든 낙하산인사들 및 이석채 측근들을 즉각 KT그룹내에서 축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석채 전 회장을 세 차례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한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경제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황창규 새 회장은 우선 노동자, 중소상공인, 소비자에 대한 사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석채씨의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낙하산들이 함께 책임지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동시에 공익제보를 했다 해고당한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는 데서 경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팀장은 “낙하산을 정리하더라도 이후 부당한 친박 낙하산을 막아내고 KT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국민기업, 통신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KT가 되려면 공공적 운영을 위해 시민사회 각계에서 사외이사를 추천받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스카이라이프 문재철 사장을 지목했다. 언론노조는 “전 정권에 줄을 대 스카이라이프 사장 자리를 차지한 문재철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임금조정안마저 거부하며, 노사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조합지부장 선거개입, 보복성 비연고지 발령, 부당 해고 등 조합파괴를 위해서는 온갖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해 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홍보팀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 스타일이 ‘실적주의’라고 알고 있고,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문재철 사장 연임에 부족한 면이 없다”고 말했다. 문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2013년 매출이 6000억 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1000억 원 이상”이라며 “(낙하산 정리 주장은) 노조와 관계에서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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