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설] 케이티, ‘친박 낙하산’의 안식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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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케이티, ‘친박 낙하산’의 안식처인가
한겨레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전 의원이 케이티(KT) 자문위원으로 지난 3월 영입됐다고 한다. 또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공보단장을 맡았던 김병호 전 의원은 비상임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고 한다. 정치권 인사들이 민영화된 공기업의 주요 보직을 전리품처럼 꿰차는 구태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때 케이티는 낙하산 인사 수용소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인사 외풍이 심했던 곳이다. 박근혜 정부는 낙하산 인사는 없다는 공공기관 인사 원칙을 내세운 바 있는데, 빈말에 그칠 뿐 친이 자리에 친박이 들어섰다.

 
홍 전 의원은 더군다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비리 정치인이다. 홍 전 의원은 법원에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시인해 추징당하고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경쟁이 치열하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에 전문성도 없는 정치권 인사가 도움 될 리 없다.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이석채 케이티 회장이 정치적 보호막을 위해 홍 전 의원이나 김 전 의원을 영입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케이티 낙하산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지난 2009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마한 석호익 부회장이 케이티에 들어올 때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다. 2년 뒤 그가 총선 출마를 위해 퇴사하면서 취임과 함께 만들어진 자리가 사라진 것이 위인설관 인사를 입증한다. <문화방송> 앵커 출신으로 통신분야 경력이 전혀 없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은 콘텐츠전략담당 전무 자리를 꿰차고 내려왔다. 민간기업은 공공기관과 달리 외부 감시를 덜 받는 반면에 월급은 훨씬 많아 낙하산 대상자들이 선호한다고 할 정도라니 그 폐해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케이티는 2002년 정부 지분을 모두 매각해 민간회사가 됐다. 정부가 아무런 권한도 없는 민간기업에 친정부 인사를 내려보내고, 반대급부로 최고경영자가 정권에 코드 맞추기 경영을 하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케이티가 수익성이 불투명한 종편 4곳에 자회사를 통해 8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정도로 방만한 경영을 하는 것도 이런 잘못된 공생구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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