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성 여부 검토 착수

케이티(KT)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 과정에서 서버만 국외에 두고 운영한 ‘무늬만 국제전화’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본격 위법성 검토에 들어갔다.(<한겨레> 3월13치 1·8면)

방통위 관계자는 13일 “중대한 사안인만큼 이계철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할 계획”이라며 “업체 쪽이 상세한 망 구성도 등을 제출하지 않고 있어 보고서 작성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화투표에 사용된 번호 ‘001-1588-7715’부터가 문제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규칙인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은 다른 통신망이나 공통서비스에 접속하기 위해 번호 앞에 국제전화망으로의 접속일 때 ‘00X’를 붙이도록 하고 있어, 서버만 국외에 두고 전용망으로 연결한 것을 국제전화로 인정해야 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케이티의 이번 사례를 국제전화로 인정할 경우, 전용망에다 서버만 연결한 뒤 국제전화로 내세우는 유사서비스들이 출현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번호는 ‘국제전화 식별별호+국가번호+전화번호’로 구성되도록 한 번호관리 규정도 어겼다. 방통위에 따르면, 국제전화 번호로 국가번호를 안쓰고 단축화한 사례는 이 건이 유일하다. 케이티 쪽은 “방통위의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단축번호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 번호가 소비자에게 국제전화인 것처럼 제공되면서 요금이 이용약관보다 비싸게 과금되었는지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