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조선거, 결국 강행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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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노조선거, 결국 강행 ‘막장’
법원서 두 차례 중지 결정에도
현 집행부 후보 단독 출마 당선
상대후보 “선거 무효소송” 반발
한겨레 김소연 기자 메일보내기

법원에서 두 번이나 선거 중지 결정이 내려진 케이티(KT)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회사 쪽에 협조적인 정윤모 현 노조 부산지방본부장이 단독 후보로 나와 당선됐다.
 

케이티 노조는 8일 실시된 위원장 선거 결과, 투표인원 2만3384명 중 2만1276명(90.99%)이 찬성표를 던져 정 본부장이 11대 위원장에 당선됐다고 9일 밝혔다. 하지만 현 노조에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은 “이번 선거는 회사가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절차상 위법한 상태에서 치러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선거무효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번 선거는 법원이 두 번이나 중지 결정을 내리는 등 파행 속에 치러졌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달 28일 케이티 노조 선거관리위원회가 입후보자 등록에 관한 사항을 공고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며, 노조원 조아무개씨가 낸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선거를 중지하라고 결정했다. 11월30일로 예정된 선거에는 정 당선자를 포함해 3명의 후보가 등록한 상태였다. 조씨는 후보로 나오려다 기간이 촉박해 조합원 추천서명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등록을 못하게 되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의 결정이 나온 뒤 진보 성향의 장현일 후보 등 2명의 후보는 집행부와 선관위의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1차로 후보등록을 했던 후보자들이 받은 추천서명을 그대로 인정한 채 이달 8일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공고했다. 장 후보 등은 이에 반발해 등록을 거부했고, 조씨도 “선거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한다”며 다시 법원에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 이달 6일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노조 선거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씨가 선거 하루 전인 7일 느닷없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면서 극적으로 선거가 진행된 것이다. 조씨의 법률대리를 맡았던 한국노총 법률원 관계자는 “조씨가 법률대리인에게 알리지도 않고 가처분을 취하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장 후보 쪽은 “회사와 조씨가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현재 연락두절 상태다. 뒤늦게 장 후보 등이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미 선거가 시작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케이티 노조는 “조씨가 소를 취하했고, 세 번째로 낸 가처분 신청도 기각된 만큼 노조 선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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