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의 ‘All Kill KT’ 경영
[연속기고](1) 낙하산 경영진의 돈잔치 속에 죽어가는 KT 노동자
이해관(KT새노조 위원장) 2011.10.13 14:47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최근 사례 몇 가지만 검토해 봐도 이는 명백해 보인다. 현재 논산장례식장에 모셔져 있는 전모 씨의 사례. 그는 전기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다. 사고 발생 당시 그는 혼자 외곽 국사 내 점검을 하고 있었다. 오후 3시 22분 경 마지막 통화 이후 연락두절 상태였고 4시간 여를 방치된 끝에 결국은 KT 시설 내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전기 관련 업무는 안전을 위해 2인 1조로 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는 점에서 이 원칙만 지켜졌다면 결코 죽음에 이르지 않았을 사고이고 결국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이 빚은 죽음이었던 것이다.
현재 공주장례식장에 모셔져 있는 다른 전모 씨의 사례. 그는 3년 전 KT로부터 VOC 업무(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업무)가 자회사로 아웃소싱 되면서 KT에서 명퇴를 하고 월급이 30% 감축된 채 비정규직 신분으로 자회사에서 일을 했다. 그런데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KT는 VOC 업무를 다시 KT 본사에서 처리하겠다며 업무 자체를 회수하였고 그는 비정규직으로 있던 KT자회사인 KTCS로부터 엄청난 사직 강요를 당했다. 계속 버티자 그에게 회사는 임금을 절반으로 깎겠다는 위협을 가했고 결국 고민 끝에 그는 자살로 KT와의 잔인한 인연을 마무리했다. 결국 누군가는 해야 하는 고객의 불만사항을 처리해주는 업무를 놓고 KT가 자회사에게 넘겼다가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고용조건을 계속 악화시키는 구조조정을 반복하는 동안 한 노동자가 비극적인 자살로 내몰린 것이다.
이석채 회장의 취임 일성은 ‘All New KT’였다. 그리고 그 자신이 경영 혁신의 전도사임을 자처했었다. 그러나 3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 혁신은 ‘사람 잡는 경영’에 불과함이 명백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석채 회장의 혁신이 사람 잡는 구조조정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석채 회장과 그 주변 참모들이 아무런 통신업종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데 따른 필연적 결과이다. 그들이 아는 것이라고는 눈에 띠는 실적 즉, 돈 뿐이었다. 그런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스티브 잡스로 상징되는 진정한 기업의 혁신이 아니라 단순히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게 만드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던 일 비정규직이 하게 만들어서 수익을 늘리는 일 뿐이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수익금은 철저하게 주주들을 위한 배당금으로 혹은 경영진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성과급 잔치에 쓰였다. 기업이 한 해 번 돈의 94%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돈 잔치와 경영진 보수를 123.7% 인상한 흥청망청 경영과 14명의 이름 없는 노동자들의 죽음이야말로 이석채식 경영의 진면목 아니겠는가!
▲ 지난 4월 퇴출 프로그램에 대해 증언하고 있는 반기룡씨 [출처: 참소리 자료사진]
|
이 죽음의 행렬 앞에 KT는 지금도 침묵하고 있다. 죽음의 원인이 자신들의 잘못된 경영 때문임을 결코 인정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그 엄청난 돈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경영혁신이 거짓이었음을 스스로 폭로하는 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석채 회장에게 연이은 죽음에 대해 사과를 받아내는 일이야말로 KT가 돈이 아닌 사람과 통신공공성을 중심으로 경영되는 첫걸음이라 확신한다. 그래서 시민사회에 관심과 연대를 호소한다. 언론에 따르면 이석채 회장이 지난 해 KT로부터 받은 각종 급여는 22억 원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