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내정자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국민기업으로서의 KT의 제대로 된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노동계의 입장
지난
5년, 이석채 회장의 KT 경영은 한 마디로 지독한 ‘비정상’이었습니다. 그 사이 ‘국민기업 KT’라는 위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불법·비리경영의 대명사, 친권력형 낙하산 천국, 노동자 탄압 기업, 소비자 기만 기업 등의 부정적 이미지만 남았습니다.
국민기업 KT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이석채
회장의 경영행태를 비판, 감시해 왔으며, 그의 비리를 사회적으로 고발하여 퇴진 및 수사를 이끌어 낸 우리 시민사회·노동·언론 단체 일동은
뒤늦게나마 이석채 회장이 물러나고 황창규 내정자가 새로이 취임을 앞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물러난 것은 이석채 전 회장일 뿐, 그 동안 KT가
비정상적으로 경영되면서 생긴 많은 현안들은 여전히 그대로 남겨져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황창규 회장 내정자에게 그 동안 시민사회가 겪은 KT의
비정상적 경영의 실태를 분명히 전하고자 황창규 내정자와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요청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대화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은 황창규 회장
내정자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1) 지난 5년 KT를 비정상적으로 경영한 이석채 전
회장의 인맥들, 특히 권력형 낙하산 인사들을 정리하고 그와 같은 권력형 낙하산 인사를 철저히 근절해야 합니다. 이석채의 불법·비리 경영에 연루된
직접적인 책임자들은 물론, 이를 뒷받침한 사외이사들이 최우선적으로 그동안의 KT의 각종 불법·비리 경영과 파행에 대해서 제대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거기서부터 KT의 새 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2) 또 이석채와 KT의 비정상적 경영의 희생자들은
반드시 원상회복되어야 합니다. 제주 7대 경관 가짜 국제전화 사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보복 해고된 이해관 전 KT 새노조 위원장을 비롯해서
이석채 회장의 비리경영을 고발하다가 불이익을 받은 KT 노동자들이나 임직원에 대해서 이제 대화합과 혁신,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반드시 원상회복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3) 무엇보다도 불법적인 인력퇴출 프로그램과 노조탄압
경영 방침이 완전 폐기되어야 합니다. KT 본사에서만 지난 해 8명이 자살한 이 참담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KT는 물론 자회사에 까지 파견되어 노조탄압을 일삼던 노무관리 라인을 전면 교체해야 합니다. KT그룹의 노사관계의 정상화가 국민기업
KT 혁신의 첫걸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4) 대리점, 하청업체, 사업계약을 맺은
중소기업·중소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슈퍼 갑으로서 횡포를 저지르는 KT가 아니라 진정으로 ‘을’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만든다면 KT가 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국민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몇 차례 진행되다가
이석채 전 회장 퇴진으로 중단된 각계 ‘을’들과의 진지한 대화와 피해 복구 협상이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재개되어야 할
것입니다.
5) 특히, KT는 통신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합니다. 서유열 사장이 연루된 불법 민간인사찰 관련 불법 대포폰 사건과 인공위성 불법매각 같은 범죄행위, 그리고 7대경관 관련해서
벌어진 국제전화 사기 사건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심각하게 방기하는 KT의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통신공공성에 기반해서 통신비 부담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적극 고려하는, 공공적 통신 전문기업으로 KT를 경영하는 것이 KT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우리는 제안 드립니다. 그래서
그동안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각종 불법·기만 행위에 대해서, KT와 황창규 새 회장 내정자가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사죄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삼성전자 출신의 황창규 회장 내정자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다시 한 번전하고자 합니다. 통신서비스업은 제품의 품질이 곧 경쟁력인 제조업과는 다른 특별한 공공성이 있고, 소비자의 신뢰, 그리고
다양한 이해당사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분야임을 강조 드립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런 점에 바탕해서 KT와 이석채 전 회장에게 수없이 많은
고언을 전하고, 대화를 요청했지만 단 한번도 면담도, 응답도 하지 않았고 결국 지금은 검찰로부터 엄중한 수사를 받는 처지로 전락한 것입니다.
시민사회·소비자·노동계와의 소통보다는 권력에 대한 줄 대기에 의존했던 이석채 회장의 파멸이야말로 각계각층과의 신뢰 회복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례라 할 것이니다.
국민기업 KT에 또 다시 실패한 CEO가 나와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신뢰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참된 소통의 자세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와의 면담을 요청드리는
것이고, 각계의 여러 의견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끝.
2014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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