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허리띠 끝까지 조른 KT…반등 vs 추락 ‘갈림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바닥을 찍은 것일까.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선과 상품매출을 제외한 서비스매출은 소폭이나마 전년대비 상승했다. 하지만 KT가 본격적인 반등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작년의 성적은 허리띠를 졸라맨 효과가 크다. 구조조정과 투자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KT의 흐름이 어느 방향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해는 2016년이다. 황창규 대표의 임기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29일 KT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6조9424억원과 86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8% 감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매출액 감소는 KT의 고질적 악재다. 유선 매출 하락을 다른 사업이 메워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엔 단말기유통법 시행에 따른 회계기준 변경으로 상품매출까지 급감했다. KT의 작년 서비스매출은 14조3009억원. 전년대비 0.7% 늘었다. 유선매출은 5조1087억원으로 전년대비 4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유선매출 하락을 막기 위한 KT의 카드는 기가인터넷이다.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100만명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200만명이다. 덕분에 분기기준 초고속인터넷만 작년 3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KT의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전체 71.1% 수준까지 왔다. 2015년 4분기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3만6491원이다. 2015년 연간 ARPU는 전년대비 2.9% 증가했다.
더디지만 초고속인터넷과 무선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유선전화 블랙홀을 극복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통신업 분위기를 감안하면 KT가 통신으로 매출 하락세를 극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매출이 떨어지는데 수익을 내려면 비용을 통제해야한다. 2015년 K-IFRS 별도기준 KT의 영업비용은 16조785억원으로 전년대비 11.4% 감소했다. 이중 인건비가 1조9363억원으로 전년대비 38.0% 줄었다. KT는 2014년 직원 8000여명을 내보냈다. 2015년엔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등 계열사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에 힘입어 2015년 영업외손익은 1466억원으로 집계돼 2014년 754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또 당초 2015년 2조7000억원을 쓰려던 투자를 88.8% 수준인 2조3970억원으로 낮췄다. 실적 개선엔 도움이 됐지만 네트워크 경쟁력에선 손해가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조사한 ‘2015년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3밴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커버리지는 KT가 가장 떨어진다. 전국 기준 KT의 커버리지는 19.42% 수준. SK텔레콤 51.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KT는 2016년 ▲스마트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5대 미래융합 분야를 성장의 축으로 만들 계획이다. 스마트팜 등 신규 모델 개발도 이어간다. 성장모델은 플랫폼 기반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사물인터넷(IoT)는 산업과 융합하는 산업IoT와 가정용 IoT를 병행한다. KT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통신 외 분야서 확실한 수익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올해가 황창규 대표의 임기 마지막 해라는 점이다. 연임을 하지 않을 경우 KT의 선장은 내년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KT는 대표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성장전략을 추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