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소비자들이 힘을 합쳐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하자는 취지의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이 꾸려져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기본료 70% 인하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으로, 이동통신 3사의 독과점 체제가 굳어진 기존 시장구도에 어떤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기본료 70% ↓…8일부터 조합원 모집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이사장 박동일)은 최근 한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업체와 조합원들에게 싼값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르면 8일부터 조합원 모집에 나서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양해각서에는 일반 요금제 기준으로 월 기본료 3300원, 음성통화료 초당 1.8원, 문자메시지 1통 15원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스마트폰의 경우, 월 기본료 3300원에 1만원을 추가로 내면 3세대(G) 망에서 월 500메가바이트(MB) 분량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무선랜(와이파이) 구역에서는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내놓은 스마트폰 요금제의 기본료 3300원은, 이동통신 3사의 일반 요금제 기본료(1만1000원)의 30%다. 알뜰폰 업체 최저 요금제(기본요금 5500원)에 비해서도 2200원 싸다. 조합 쪽은 “알뜰폰 공급가액에도 마케팅비가 포함돼 있는데, 우리 경우는 공동구매 형식이어서 마케팅비가 들지 않는다. 그 비용만큼을 업체 쪽이 부담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료가 70% 인하되면 이용자는 부가세를 포함해 월 8470원을 아끼게 돼, 4인 가족 기준으로 연간 통신비 지출액이 40만6560원 줄어든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가입비(1만원)와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비용도 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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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집(www.tong.or.kr)과 전국 대표전화(1666-3300)를 이용해 본격적인 조합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협동조합 이용구 상임이사는 “통신서비스 이용료를 낮추기 위해 소비자들이 직접 나섰다. 초고속인터넷 월 1만원 정액제, 데이터 통신과 엘티이(LTE) 서비스 경쟁 입찰, 스마트폰 저가 공동구매 등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2010년 인천에서 ‘(가)통신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통신소비자운동 조직이다. 지난해 12월 5명 이상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협동조합기본법 발효에 발맞춰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달 인천시청으로부터 협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
박동일 인천 성신교회 담임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부총회장)가 이사장이며, 지난해 11월 출범한 2기 집행부에는 조성갑 한국아이티(IT)전문가협회장, 제4 이동통신사 설립을 준비중인 아이에스티(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 컨소시엄 한현배 수석부사장, <한국 아이티산업의 멸망> 저자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김인성 겸임교수 등 업계·학계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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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알뜰폰은 에스케이텔레콤(SKT),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등 기존 이동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려 자체 브랜드로 제공하는 통신서비스를 가리킨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서비스로,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2011년 하반기부터 보급을 추진해왔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과 씨제이(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스페이스네트 등이 대표적인 관련 업체들이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가입자가 126만명(시장점유율 2.37%)을 넘어섰다.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진출을 선언해, 올해 1분기 중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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