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오는 10~12일 5주년 기념행사…민·관 합동 ‘성대’
취임 후 줄곧 침묵 지켜 배경 의문…정치적 행보 이용 지적도
우리가 자주 하는 행동 및 말 중에 악수란 단어가 있다.
인사, 감사, 친애, 화해 따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손을 마주내어 잡는 행동(握手)을 의미하는 동시에 바둑이나 장기에서 잘못 두는 나쁜 수를 칭하는 단어(惡手)로서의 뜻도 있다.
본 기자가 악수를 언급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원희룡 지사가 세계7대경관과 관련해 두가지 의미의 악수를 했기 때문이다.
오는 10~12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그리고 (사)세계7대자연경관보전사업회가 개최하는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5주년 기념 세미나’ 및 ‘제주청정 지킴이 발대식’이 예정돼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사다.
[제주도민일보DB] 세계7대경관 선정 발표 직후. |
지난 2011년 선정된 세계7대경관은 이미 제주를 넘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된바 있다. 다름아닌 ‘대국민사기극’으로 말이다.
더욱이 KT가 투표기간 동안 국내전화를 국제전화로 홍보하며 요금고지서 착신국가를 영국으로 명기하고, 문자 투표 역시 국제문자투표로 진행하며 건당 50원의 부당이익을 취한게 공익제보자를 통해 수면위로 알려지며 결국 사기업 배불리는 ‘300억원대 대국민사기극’이란 오명을 안았다.
[제주도민일보DB] |
여기에 투표기간 동안 행정에 투입돼야 할 공무원들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전화에만 열을 올리며 각종 행정 정체 현상이 나타났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이었을까, 지난 2014년 7월 취임한 원희룡 지사는 약 2년 4개월 동안 7대 경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실제로 단 세계7대 경관과 관련해 언급도 거의 없었으며, 홍보 역시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게 공직 내부의 결과였다.
[뉴시스]박원순 (오른쪽 부터)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오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열린 ‘제1회 서울대 국가정책포럼’에 참석해 ‘협치는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그러던 원 지사가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 시점에 세계7대경관을 꺼내든 것은 분명히 의문을 자아낸다.
일부에서는 중앙정치와 대권을 바라보는 현재의 원 지사의 행보와 맞물려 정치적 이용을 하는게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2년 반의 침묵을 깨고 7대 경관과 악수(?)한 원희룡 지사.
이런 원 지사의 선택이 어떤 의미의 악수가 될 지는 도민과 국민의 여론이 말해줄 것이다.
허성찬 기자 jejuhsc@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