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요구율 7.3%에도 못 미쳐
– LG유플러스는 임금총액 8%에 더해 주35시간·정년 65세·AI 사전합의 요구
– 우리사주·임금피크제 폐지·정년연장은 긍정적이나 규모와 시행시기 명확히 해야
– 주4.5일제·AI 산업전환 대응·그룹사·협력사 상생 등 미래 노동의제 보강해야
KT노조가 2026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임금은 정률 6% 인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노총은 올해 임금인상 요구율로 7.3%를 제시했다. 그런데 KT노조의 요구율은 이보다도 낮은 6%다. 상급단체가 제시한 임금인상 기준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교섭을 시작하는 것이 과연 KT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교섭 요구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동종업계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분명하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올해 임금총액 8%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과 우리사주 200주, 명절 상여금 각 200만원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임금 삭감 없는 주35시간 근무, 정년 만 65세 연장, AI 도입에 대한 사전 노사합의 등 노동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요구까지 제시했다.
반면 KT노조의 임금 요구는 6%에 머물러 있다.
KT새노조는 임금총액 10% 인상을 요구했다. 또한 영업이익의 5%를 우리사주로 무상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인상 방식도 중요하다.
KT노조가 요구한 정률 인상은 같은 6%를 적용하더라도 기본급이 높은 상위 직급일수록 실제 인상액이 커지는 구조다. 반면 KT새노조는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한 정액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인상률을 얼마로 정하느냐를 넘어, 임금인상의 효과가 누구에게 더 크게 돌아가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지난해에도 KT노조는 6.3%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기본급 3% 인상과 일시금 300만원에 합의했다. 올해 다시 6%에서 시작한다면 지난해보다 요구 수준을 크게 높였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이번 요구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있다.
우리사주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춘 정년연장 등이 요구안에 포함된 것은 환영한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수는 KT새노조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요구이기도 하다.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체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교섭 의제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칙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규모와 시행시기를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사주를 지급한다면 몇 주를 지급할 것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언제부터 시행할 것인지 명확해야 한다. 정년연장 역시 단순히 원칙을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연령과 시행시기를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미래 노동환경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AI가 통신산업과 KT의 업무를 빠르게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AI 도입에 대한 사전 노사합의와 노동자 정보 수집에 대한 사전동의 등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요구안에 충분히 담겨야 한다.
LG유플러스 노조가 주35시간 근무와 AI 도입에 대한 사전 노사합의를 요구한 것과 비교하면 KT노조의 요구안은 노동시간 단축과 AI 전환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
주4.5일제를 비롯한 노동시간 단축 역시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KT는 AI와 디지털 전환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기술혁신의 성과가 노동강도 강화와 인력감축으로만 이어져서는 안 된다. 생산성 향상의 성과를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조건 개선으로 돌리는 요구가 필요하다.
그룹사와 협력사 노동자에 대한 상생 요구 역시 강화해야 한다.
KT의 사업구조 변화와 비용절감의 부담이 그룹사와 협력사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 원청과 그룹사, 협력사가 함께 지속가능한 노동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공동복지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가 필요하다.
노동이사제와 지배구조 개선 역시 빠져서는 안 된다.
KT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낙하산 인사와 이권 카르텔 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노동자와 구성원의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동이사제 등 실질적인 노동자 경영참여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
KT새노조는 KT노조에 요구안의 상향을 요구한다.
최소한 한국노총이 제시한 7.3% 이상의 수준으로 임금 요구를 높이고, 경쟁사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 임금·복지 개선안을 제시하라.
우리사주는 구체적인 지급 규모와 재원을 명시하라. 정년연장은 시행시기를 명확히 하라. 주4.5일제를 비롯한 노동시간 단축, AI 전환에 따른 노동자 보호, 그룹사·협력사 상생, 노동자 경영참여와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교섭안에 포함하라.
교섭대표노조가 어떤 요구를 들고 가느냐는 그 노조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KT의 임금과 노동조건은 그룹사와 협력사의 노동조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KT에서 결정된 노동의 기준은 통신산업 전체의 노동조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교섭은 단순히 임금 몇 퍼센트를 올리는 교섭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노총 7.3%, LG유플러스 8%, KT새노조 10%.
이 숫자의 차이가 단순한 임금인상률의 차이에 그쳐서는 안 된다. KT 노동자들이 앞으로 어떤 임금과 노동조건에서 일할 것인지, AI와 산업전환의 성과를 누가 가져갈 것인지 결정하는 교섭이 되어야 한다.
KT새노조는 KT노조의 요구 수준 상향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교섭 경과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2026년 8월 21일
KT새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