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킹 청구서가 이제 통신 본업 매출로 돌아왔다
– 취임 3개월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투자도 위기의식도 보이지 않는다
KT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매출 6조6,799억 원, 영업이익 6,4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36.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806억 원으로 34.5% 감소했다.
회사는 지난해 강북개발사업 분양이익이 빠진 기저효과가 컸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전체 실적의 증감률보다 KT새노조가 주목하는 것은 통신 본업의 변화다.
무선서비스 매출이 1조6,7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2025년 연간 무선서비스 매출이 6조8,509억 원까지 올라왔고 올해 1분기까지도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2분기 들어 그 흐름이 꺾였다. 5G 가입자 비중은 83.2%까지 올라갔음에도 무선서비스 평균매출(ARPU)은 3만4,412원으로 2.3% 감소했다.
특히 이번 무선 매출 감소는 단순한 시장 경쟁의 결과로만 보기 어렵다. KT 스스로 고객보답 프로그램과 위약금 면제 기간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주요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펨토셀 해킹 사태의 비용이 보상과 위약금 면제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통신 본업의 매출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킹의 청구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고객보답 프로그램과 유심 교체 등에 약 5,500억 원이 투입됐고, 위약금 면제에 따른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다. 여기에 지난 7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KT에 539억7,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보안사고의 비용은 손익에도 직접 반영됐다.
그렇다면 회사는 이 위기를 무엇으로 돌파하려 하는가.
오히려 상반기 설비투자는 줄었다. 올해 상반기 KT 별도 기준 CAPEX는 7,1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60억 원보다 약 15.1% 감소했다. 주요 그룹사 CAPEX 역시 약 1,548억 원에 그쳤다.
별도 기준 연간 설비투자 역시 2023년 2조4,120억 원, 2024년 2조3,000억 원, 2025년 2조1,440억 원으로 감소해 왔다. 올해 상반기 집행액 역시 전년보다 줄었다.
올해 상반기 CAPEX는 LGU+가 7,950억 원으로 KT보다 많다. 가입자와 매출 규모가 더 큰 KT가 통신망과 설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KT는 지난 7월 박윤영 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향후 3년간 네트워크에 8조 원, IT와 정보보안에 4조 원 등 총 12조 원을 투자하고, 향후 5년간 AIDC와 해저케이블 등 AX 인프라에도 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합치면 총 18조 원 규모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18조 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에, 얼마나 집행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해킹으로 고객 신뢰가 훼손되고 무선 본업 매출까지 감소한 상황에서 네트워크와 정보보안에 배정한 12조 원이 실제 현장의 품질 개선과 보안 강화로 이어지는지를 국민과 고객 앞에 투명하게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과 지금 당장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회사는 AX 매출을 성장의 핵심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2분기 AX 매출은 3,6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고, kt cloud 매출도 2,654억 원으로 성장했다. AX 사업의 성장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아직 AX 사업의 규모가 통신 본업을 대체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통신망과 고객 기반이라는 KT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사업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구나 취임 석 달 만에 지난해부터 쌓인 문제를 모두 수습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다르다. 위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기간통신사업자가 해킹으로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잃고, 그 여파가 가입자 이탈과 무선서비스 매출 감소로 나타난 상황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비상한 각오와 과감한 투자보다 익숙한 비용 통제와 유통 효율화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투자나 네트워크 품질 개선은 아직 뚜렷하지 않고, 오히려 비용통제가 강화됐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3월 말 출범한 박현진 커스터머부문장 체제에서도 성장 모멘텀이 충분히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현장에 있다. 박 부문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판매비를 늘려 가입자를 확보하기보다 비대면과 중고폰 등 저비용 경로를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이번 실적 자료에도 비대면 채널 중심의 유통혁신이 담겼다.
물론 유통 효율화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킹으로 고객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고객을 되찾는 해법이 결국 유통 비용을 줄이는 데 머문다면 그 부담은 유통망과 영업 현장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KT새노조는 박윤영 대표에게 요구한다.
3년간 네트워크 8조 원, IT·정보보안 4조 원이라는 약속이 보여주기식 숫자가 아니라면 분기마다 네트워크와 정보보안 투자 집행 실적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하라.
그리고 그 돈이 단순히 장비 구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영지역 해소, 노후 설비 교체, 장애 대응력 강화, 정보보안 강화 등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라.
투자는 장비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개통과 A/S, 고객센터, 네트워크 유지보수 현장을 지키는 KT 노동자와 그룹사·협력사 노동자의 기술 육성과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 없이 통신 품질이 좋아지는 일은 없다.
저수익 사업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사람을 줄이고 현장의 부담을 키우는 방식을 택한다면, AX 플랫폼 컴퍼니라는 새로운 간판 역시 앞선 구호들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지금 KT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거창한 성장 구호가 아니다.
해킹으로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줄어든 무선 본업 매출을 다시 성장시키며, 약속한 투자를 현장에서 실제 품질 개선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박윤영 대표의 첫 경영성적표에서 KT새노조가 보는 가장 큰 문제는 숫자 하나의 증감이 아니다.
통신 본업의 위기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KT 조직 전체에서 그 위기에 걸맞은 긴장감과 투자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6년 8월 14일
KT새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