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T 이사회가 윤경림 사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장장 3개월에 걸쳐 KT가 온갖 수모를 겪은 끝에 이루어진 이 결정이 또다른 리스크의 시작이 아닐까 우리로서는 매우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사회가 지난 3개월의 장고 끝에 구현모 리스크의 연장을 선택함으로써 KT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해졌다.
누가 보아도 이사회의 선택은 구현모 체제의 연장이며, 이는 미국 SEC의 과징금 부과, 검찰 수사 등에도 구현모 체제에 대한 혁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지난 3개월 구현모 사장의 터무니 없는 욕심에서 시작된 KT의 혼란은 정치권의 부당한 간섭과 이사회의 무책임성이 더해지면서 구현모 체제외의 단호한 결별 없이는 수습이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일부 정치권이 KT 이사회를 비난하며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도, KT새노조는 이사회가 그래도 구현모 체제와의 단절을 최종 선택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나 어제 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후보 면접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고, 이강철 이사에 이어 벌써 두 명의 사외이사가 사퇴한 것을 보면서 이사회의 대책없는 무책임함을 절감함과 동시에 ‘이익 카르텔’이라는 일각의 비난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결국, 이사회는 윤경림 후보를 선택하였다. 구현모 체제에 대한 각종 비리의혹이 언론보도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현모 체제의 연장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KT CEO리스크의 해소가 아니라 증폭을 의미한다. 향후 온갖 사법리스크와 논란이 난무할 것임을 우리로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주총 때까지 시민사회와 함께 윤 후보의 각종 불법의혹을 매섭게 검증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주총에서의 입장을 결정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