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구현모 사장의 무리한 연임이 또 다시 큰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EO리스크가 극도로 치닫으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자 이사회가 CEO 재공모를 시작으로 CEO 후보 추천 절차에 다시 돌입한 것이다.
만시지탄이나 이사회가 기존의 무리한 연임 절차를 바로잡겠다고 나선데 대해 KT새노조와 KT구성원들로서는 안심이 아니라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먼저 구현모 사장과 이사회의 무모한 연임 추진으로 지난 4개월 동안 온통 회사의 소중한 자원과 기회를 낭비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 없는 재심사가 과연 KT미래를 담보할 사장을 선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 KT새노조는 물론 시민사회와 국민연금에서도 반대했던 횡령사범 구현모 사장을 이사회는 터무니 없게도 연임우선심사라는 명목으로 셀프연임, 황제연임시켰다가 커다란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였다. 그러자 구현모 사장이 나서 공정한 경쟁을 자청하였고, 이를 이사회가 수용하여 KT 내외의 27명 후보자를 대상으로 재심사를 거쳐 다시 구현모 사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그러나 혼란은 더욱 거세졌고, 심지어 임기 만료된 임원들을 1개월 단위로 재계약하는 등 사살상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또 다시 이사회가 구현모 사장 연임 결정으로 인한 혼란에 대한 반성 없이, 구현모 사장 거취에 대한 결정 없이 재공모 재심사를 추진하겠다 하면 이는 누가 보더라도 이는 이사회가 혼란을 수습하는 게 이나라 혼란을 더욱 조장하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구현모 사장은 지금껏 공정성과 투명성이 크게 의심받는 절차를 통해 매번 후보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그 때마다 국민기업 후보로 횡령사범이 웬말이냐는 비판이 높았지만 좀비처럼 살아났다.
그때마다 CEO 선임과정을 누더기로 만들면서까지 한결같이 구현모 사장을 좀비처럼 살려낸 이사회가 아무런 반성없이 재심사를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특히 이사회 주장대로라면 27명을 이미 심사했다는데 또 재심사를 한들 도대체 어디서 KT사장감이 새로 등장하겠는가 말이다.
문제의 핵심은 기준의 투명성의 결여였다. 국민기업 CEO에 회사 돈을 횡령하여 미국SEC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게 만든 범법관련자가 아무런 내부 견제 없이 또 다시 CEO에 오를 수 있느냐는 게 KT내외의 비판의 핵심이었고,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 없이 구사장을 온갖 꼼수로 연임시키려 했다는 게 이사회의 반성이 필요한 핵심 대목 아니었던가.
따라서 이사회는 먼저 KT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연루된 자들을 후보로 제외하는 결의부터 해야한다. 이런 기준이 확립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사회의 재공모는 또다시 구현모 사장을 뽑기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다.
이미 내부에서는, 아무리 검찰 등이 나서서 사법적으로 처벌한다해도 지금의 이사회로는 구현모 사장이 좀비처럼 살아날 수밖에 없고 회사는 계속 혼돈에 머물 것이라는 탄식이 넘치고 있음을 이사회는 직시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사회는 대혼돈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비상한 사명감을 갖고 신속히 정치자금법 및 횡령관련자를 제외한 상태로 재공모 재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구현모 사장은 KT를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이번 재심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거취 표명을 해야할 것이다.
우리 KT새노조는 모든 KT구성원들과 나아가 시민사회와 함께 새롭게 진행될 이사회의 재공모 재심사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철저히 감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