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이나 더 비싸다” KT 효사랑 휴가 프로그램 뒷거래 의혹 – 여성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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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 여행상품보다 높은 가격 책정 ‘특정 여행사에 혜택 제공’ 가능성

   
▲ KT가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시행한 ‘우리가족 효(孝)사랑’ 휴가 프로그램에 제공되는 여행상품이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행상품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KT가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시행한 ‘우리가족 효(孝)사랑’ 휴가 프로그램에 제공되는 여행상품이 동일한 지역을 기준으로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행상품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KT와 계약한 여행사 사이에 뒷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30일 여성경제신문이 입수한 KT ‘우리가족 효사랑’ 휴가 여행상품 중 중국 장가계 여행일정을 토대로 국내 여행사에 가격 적정여부에 대한 확인을 의뢰했다.

그 결과 일부 항공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나 현재 나와 있는 항공권 중 가장 비싼 항공권을 적용해도 시중 상품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KT에서 제시한 장가계 여행일정을 현지 여행사에 문의해 지상비를 계산한 결과 단체 30명 여행 기준으로 505달러(56만7500원)로 확인됐다. 지상비는 여행비용에서 항공료를 제외한 숙박, 식사, 입장료, 기사 및 가이드 팁 등이 포함된 가격을 말한다.

이와 더불어 일정에 나와 있는 시간대를 감안해 항공 스케줄을 확인, 각각의 편도 항공료 중 가장 가격이 높은 가격을 확인한 결과 항공료는 70만2400원(출발편 CZ3066/ 귀국편 OZ322 기준)으로 확인됐다.

♦ “누군가 중간에서 경비 챙겼을 수도” 의문 증폭

통상적으로 여행사들은 여행상품에서 항공료를 왕복으로 계약하는 것이 편도로 항공권을 따로 계약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에 편도로 계약하는 여행사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여성경제신문은 장가계 여행 항공권 중 상대적으로 비싼 편도항공으로 가격을 계산했다.

지상비와 항공료를 더해 보니 상품 가격은 126만원 정도다. 여기에 국내 여행사가 7~10% 정도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확인, 최대 10%의 수수료를 더했다. 하지만 수수료는 단체 관광객 수가 많을수록 낮아진다.

최대 10%의 수수료를 더하니 여행상품 금액은 139만원 수준이다. KT에서 1인당 지원하는 금액은 147만원이다. 단순히 8만원의 차이가 나지만 항공료를 편도로 비싸게 책정했기 때문에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료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장가계 상품의 경우 편도 항공료를 조사해 계산한 금액으로 국내 여행사에서 단체 왕복항공권을 이용할 경우 항공료는 40만~50만원 수준이다”라며 “국내 여행사가 받는 수수료도 최대 수준인 10%로 책정했는데 단체 이용자 수가 많으면 수수료는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따라서 항공료에 따라 금액차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는 8만원 차이지만 정확한 항공료를 대입하면 기존 상품들에 비해 KT의 여행상품이 30만원 이상 비싸다는 결론이 나온다”라며 “이런 금액 차이는 여행사가 부당하게 수수료를 많이 챙겼거나 누군가는 중간에서 경비를 남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KT가 계약한 여행사와 상품구성 등에 대한 공개 요청에 KT본사 관계자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 “좋은 취지인데 KT가 이런 것으로 직원들을 속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좋은 여행인지라 최고로 구성했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 것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KT에서 직원과 부모(배우자 포함) 1명을 포함해 2명에게 경비를 무료로 지원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든 저렴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 선발 직원들 여행 취소 늘어…임금피크제 직원 “이게 사기가 아니고 뭐냐” 불만

하지만 효사랑 휴가에 선발된 인원 중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이 상당수 포함됐다. 그런데 이들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은 자신들이 받아야할 정부지원금에서 효사랑 휴가 여행 경비가 감액되기 때문에 비싼 경비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신들의 돈을 더 부담하고 여행을 가야한다.

이에 대해 KT본사 관계자는 “일부 직원 중에서 피해를 보는 직원도 있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직원 모두가 다 만족할 수 있겠느냐. 일부 직원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 좋은 취지임에 틀림이 없다. 그 사실만 알아 달라”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효사랑 휴가 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이 무색하게 여행을 취소하는 직원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효사랑 휴가에 선발된 한 KT직원은 “나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으로 연말에 지원금을 받는다”면서 “결국 내 돈으로 휴가 써서 가는 건데 비싸게 갈 이유가 있느냐. 이건 직원 상대로 사기나 다름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나 말고도 동료들 몇몇은 이 돈이면 시중에 나온 상품들 중 최고급으로 가도 저렴하게 갈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이미 취소한 동료도 있다”고 전했다.

김민규 기자 kmg@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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