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KT서비스 직원 현장 피살 사건, KT 그룹사 서비스 노동자 보호 장치 마련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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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KTService 직원이 인터넷 고장 고객의 집을 방문했다가, 고객에게 피살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평소 KT 인터넷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피의자가 KTService 직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흉기로 KTService직원을 살해했습니다.

고인은 전직 KT 직원입니다. 지난 2014년 8,300여명의 대규모 구조조정 때 명예퇴직 했습니다. KT에서 고인과 함께 일했던 동료에 따르면, 현장 기술직에서 일했던 고인이 퇴직 전 영업직으로 발령을 받고 실적 압박에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반복되는 퇴직 권유 면담과 실적압박 스트레스 때문에 결국, 고인은 퇴사를 결정을 것입니다. 실제 명예퇴직 과정에서, KT는 현장업무 아웃소싱, 대학교학자금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등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원래 하던 업무가 없어지고 임금과 복지가 점점 나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고인은 부인과 두 자녀, 노모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었습니다. 일을 해야 했기에 KTService에 현장 기술직으로 재취업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적 스트레스 때문에 퇴사한 고인은 KTService에서도 영업 실적 압박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고인의 삶의 궤적은 KT 구조조정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KT는 민영화 이후, 끊임없이 아웃소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했습니다. 과거 KT에서 수행하던 콜센터 업무, 개통, AS 업무를 KTService, KTCS, KTIS 등 KT그룹사로 분리했습니다. 작년 공시된 KT 직원 평균 연봉이 7,600만원인데 반해, KTCS는 1,900만원에 불과합니다. 고인이 일하던 KTService 일반직원 연봉은 2,5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KT그룹사 체제로 개편되면서 노동자의 임금 수준 뿐 아니라, 노동 환경도 악화되었습니다. 장시간 노동, 직무와 관련 없는 상품 판매 실적 압박, 그리고 이번 참사와 같은 사고 위험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KT 구조조정으로 저임금, 열악한 노동 환경의 ‘나쁜 일자리’가 양산된 것입니다.

이번 참사는 KT 그룹사 노동문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고인의 희생이 그냥 잊혀져서는 안 됩니다. KT는 범 그룹사 차원의 대책위를 꾸려야 합니다. 이번 사건의 발생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KT 그룹사 전반에 걸쳐 현장 서비스 노동자의 안전 리스크를 점검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7년 6월 19일

KT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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