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 구의역 참사에 왜 KT가 떠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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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승강장에 들어오는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19세의 한 청년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은 슬퍼했고, 속속 밝혀지는 사고 원인에 사회구조에 대한 깊은 원망과 분노를 쏟아냈다.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서울시와 정부는 급히 진상규명조사위를 조직하고 여론수습에 나서는 듯 보이지만 그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액션으로 비춰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김 군의 사고와 관련한 기사를 읽고 그를 애도하면서 불현듯 국내 2위 이동통신사업자 KT가 떠올랐다. 왜 일까.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봤다. 그리고 이내 평소 알고 지내던 KT 현장 근로자 한분께 전화를 했다.

기자는 그에게 잘 지내냐는 말과 함께 “요즘도 전봇대 위에 혼자 사다리 놓고 올라가 작업하세요”라고 물었다.

그는 “당연하죠. 맡은 구역은 넓어졌지만 사람은 적고…오늘도 저 혼자 사다리 놓고 전선 위에 올라갔죠”라고 답했다.

“다치지 않게 몸 조심하라”고 인사를 건네며 짧은 통화를 마쳤다.

KT가 떠 오른 이유였다. 비록 김 군의 사고와는 다른 점이 있지만 KT 현장 직원들 역시 목숨을 담보한 채 아슬아슬한 곡예 작업을 하고 있다는 데는 비슷한 점이 많다.

당시 구의역에서 근무하는 역무원이 현장에 함께 있었더라면 19세 아리따운 청춘의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지난해 KT에서 발생한 사고 중에도 사례가 많다. 특히 KT 내에서도 통신선로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CM팀의 안전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KT의 한 직원 전봇대 위에서 단자작업을 하던 중 밟고 있던 전봇대 핀이 빠지면서 떨어져 크게 다쳤고, 또 다른 직원은 케이블 위에 사다리를 걸쳐놓고 단자철거 작업 도중 사다리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친 일도 있었다.

지난해 7월에도 수원에서 KT CM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하수관 케이블 공사를 하던 중 흙더미가 무너져 내려 매몰돼 압사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게다가 KT 역시 현장에선 ‘2인 1조’를 원칙으로 작업을 해야 하지만 앞서 밝힌 사고 모두 혼자서 작업하다 일어난 일이다.

KT CM팀 소속 한 직원은 “황창규 KT회장 취임 이후 8304명의 구조조정 단행으로 30명이 하던 일을 6명이 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는 원칙이 본질적인 문제는 아닐 것이다. 현장 상황을 극한까지 몰고 간 경영진들의 책임일 것이고, 사다리차량 등 안전장비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회사의 안전 불감의 문제로 여겨진다.

그리고 짚어봐야 할 문제는 이러한 현장사고의 위험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KT현장 노동자들은 곡예 작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구의역 사고를 교훈삼아 KT 내부에서도 현장 직원들의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에 두 팔 걷어 나서길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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